깡통이 그림일기

여시야, 행복은 사막 밑바닥에 숨어 있는게 아니다.

영혼기병깡통로봇 2004. 7. 23. 10:48








 

오늘은 내가 이뻐라 하는 원정도박단 모임의 막내

여시 생일이다.

 

오늘도 역시 돈두 없고 술한잔 찌끄릴 시간도 없다.

몸으로 때워서 귀여운척할라고 카드하나 만들어 보낸다.

 

내년 생일엔 돈 많이 벌어서

까페하나 빌려가꼬 피아노 치면서 노래 불러주마!

내 노래는 진즉에 들어봐서 알꺼다.

참고로 부를 곡명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난 기주씨가 아니다.

 

사실 니나이가 뭐 생일이라고 해서 그닥 행복한 나이는 아니지?

 

우리중에서 끼어서 막내인척 하느라 디게 젊은줄 알지만

서른 둘이면 니나이두 만만찮다.

카드에 그려진 케익에 촛불이 마구마구 늘어난거처럼

보이겠지만 그게 딱 서른 두개다.

다그리고 나니 대나무 숲같더라.

나이좀 그만 먹어라.

너땜에 나까지 나이를 먹는다.

 

그리고 너는 다 맘에 안들지만

특별히 맘에 안드는게 하나 있다.

 

자신감!

욕심!

이기심!

 

찾아와라! 언능...

남들은 욕심을 버려야 행복하다는 뜬금 없는 소리들을 하지만

내보기에 너는 좀 많이 내다 버린거 같다.

 

착하다고 다 좋은 세상은 아니잖냐. 많이 당해봤으면

정신차려야지!

 

그리고 넌 좀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착하지, 이쁘지, 몸매두 좀 돼주지...

허긴.. 돈은 좀 없다.

돈 좀 없는거 빼곤 넌 아주 훌륭하다.

그러니 지금 당장 직장이 엿같거나

별것도 아닌 녀석이 널 떠났거나

매일매일 서른 넘은 딸년을 초등학생처럼 관리들어가는 엄마한테 지쳐간다해도

니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쿨쩍대지 마라.

넌 걍 좀더 욕심을 내고 좀더 너 자신을 사랑하믄 댄다.

 

행복이란 사막의 모래 밑에 숨겨진 우물 같은 거라고 한다.

보이진 않지만 내가 보지 못한 어딘가에 늘 숨어 있다는 거지..

늘 그자리에 있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건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

 

 

은 무슨 개소리냐..

땅속에 미네랄 빵빵한 천연암반수가 소용돌이 치고 있으면 뭐하냐

지금 당장 난 한방울의 수돗물이 필요한데!!

 

내가 원하는 건 아주 작은 거거든...

내가 나쁜거야?

라고 화를 내고 있진 않냐?

 

근데 생각해 봐라..

한방울의 수돗물을 얻기 위해서 최소한 수도꼭지라도 사다 달아야 되지 않겠냐?

 

허공을 향해 주저 앉아서  울지 마라

알아 듣냐?!!

 

 

애기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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