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이뻐라 하는 원정도박단 모임의 막내
여시 생일이다.
오늘도 역시 돈두 없고 술한잔 찌끄릴 시간도 없다.
몸으로 때워서 귀여운척할라고 카드하나 만들어 보낸다.
내년 생일엔 돈 많이 벌어서
까페하나 빌려가꼬 피아노 치면서 노래 불러주마!
내 노래는 진즉에 들어봐서 알꺼다.
참고로 부를 곡명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난 기주씨가 아니다.
사실 니나이가 뭐 생일이라고 해서 그닥 행복한 나이는 아니지?
우리중에서 끼어서 막내인척 하느라 디게 젊은줄 알지만
서른 둘이면 니나이두 만만찮다.
카드에 그려진 케익에 촛불이 마구마구 늘어난거처럼
보이겠지만 그게 딱 서른 두개다.
다그리고 나니 대나무 숲같더라.
나이좀 그만 먹어라.
너땜에 나까지 나이를 먹는다.
그리고 너는 다 맘에 안들지만
특별히 맘에 안드는게 하나 있다.
자신감!
욕심!
이기심!
찾아와라! 언능...
남들은 욕심을 버려야 행복하다는 뜬금 없는 소리들을 하지만
내보기에 너는 좀 많이 내다 버린거 같다.
착하다고 다 좋은 세상은 아니잖냐. 많이 당해봤으면
정신차려야지!
그리고 넌 좀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착하지, 이쁘지, 몸매두 좀 돼주지...
허긴.. 돈은 좀 없다.
돈 좀 없는거 빼곤 넌 아주 훌륭하다.
그러니 지금 당장 직장이 엿같거나
별것도 아닌 녀석이 널 떠났거나
매일매일 서른 넘은 딸년을 초등학생처럼 관리들어가는 엄마한테 지쳐간다해도
니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쿨쩍대지 마라.
넌 걍 좀더 욕심을 내고 좀더 너 자신을 사랑하믄 댄다.
행복이란 사막의 모래 밑에 숨겨진 우물 같은 거라고 한다.
보이진 않지만 내가 보지 못한 어딘가에 늘 숨어 있다는 거지..
늘 그자리에 있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건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
은 무슨 개소리냐..
땅속에 미네랄 빵빵한 천연암반수가 소용돌이 치고 있으면 뭐하냐
지금 당장 난 한방울의 수돗물이 필요한데!!
내가 원하는 건 아주 작은 거거든...
내가 나쁜거야?
라고 화를 내고 있진 않냐?
근데 생각해 봐라..
한방울의 수돗물을 얻기 위해서 최소한 수도꼭지라도 사다 달아야 되지 않겠냐?
허공을 향해 주저 앉아서 울지 마라
알아 듣냐?!!
애기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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