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이 그림일기

어릿광대

영혼기병깡통로봇 2004. 7. 2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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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 등지고


그제사 끝을 안다.


희뽀얀 보선 한땀한땀


거칠게 숨 토해내는 한삼자락으로


억겁을 넘나드는


어느 환락의 하늘어귀



광대의 줄위로


인고의 세월들이 어둠처럼 붕괴한다.


문득 깨어지면


아프고 추한 몸뚱이, 날개는 없는...


어울더울 춤사위에


낱낱이 설움 드러내다가


흔들리는 외줄위로


나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몰랐다.



보랏빛 싸아한 웃음


그림자에 떨어지고


먼지낀 창으로 허허로이 스미는 또내일



광대는 웃을 줄 몰랐다


어눌한 몸짓 서툰 한숨으로


하루를 지피며


남루한 웃음 흩날리다


또 그렇게 줄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