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정의 이야기가 좋다.
귀한분을 모신다는 압구정동의 그 요정 말고
내가 아직 술과 돈맛을 알기 이전에..
지금은 그런일이 있었던가 기억조차 가물하던 시절에
그림동화를 보며 침을 흘리던 요정이야기...
요정왕 오베론의 마술약
잠든 사이 눈에 바르면 깨어나 처음 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마술약...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세이렌
장밋빛 뺨을 가진 그리안...
깊은 숲속에서 사내를 유혹하는 몽환의 요정을 꿈꾸는 일은
나이를 먹어도 가슴이 설레곤 한다..
그리하여
예술세계의 문을
넘나들며 창작의 고통에 시름하던 깊은밤...
화룡점정을 마치고 보니...
거기에...
면사포를 쓴 신부의 얼굴이 모니터에 나타난거시다.
바로 이그림...
내가 28이전에 이른바 자유부인을 표방하던 시절...
누가 결혼안하냐구 물으면 이렇게 대답했었다.
남의 집 귀한 아들 데려다 고생시키기 싫어서요....
또는,
돈 많이 벌어서 말잘듣구 착한 남자 데려다 호강시켜주려구요...
라고 했던 내가....
나도 모르게 신부의 면사포를 그리고 만것이다.
그래...
나도.. 남푠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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