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그냥... 일기...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9. 11. 04:29
내것이 아닌 사람을 욕심 냈던 한달여 동안
참 마음이 어지러웠다..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중년의 여인처럼
아침부터 우울했다가 저녁쯤엔 신경질 적이었다가...
급기야 양주한잔을 들고 작업실에 앉았다.

녀석은 욕구불만이냐고 웃는다.
정곡을 찔려버린...
그때까지도 몰랐다가 그제서야...
아... 내가 뭔가 불만이 있나보다... 싶은 생각에
갑자기 내가 부끄러웠다.
아마... 녀석이 좀더 따뜻하게..
좀더 너그럽게...
정말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밟아 가길
원했나보다.

난.. 어긋난 길을 선택해 놓고 늘 후회한다.
부끄러운 마음에 닭살 스런 말을 입에 답는 그의 입을 막고...
한심한 마음에 조금씩 열려가는 그의 마음을
막아 놓고나서...
이제서야.. 후회한다.

그는 이제 되돌아 가고 있다.
여자 소개 시켜달라고 떼쓰던 그때로 돌아 가고
있는데.. 난 어떻게 해야 할지.. 이제
손쓸 겨를도 없이 그의 뒷보습을 바라본다.

그래..
그렇게 될 일이었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마음을 쏟아 보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해 놓고 또다시 마음 다칠일을
시작하였다.

글쎄.. 내가 생긴게 이모양인가..
훗..

그를 위해 조금도 노력하지 않았었나보다.
술에 취한 여자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며
한심스러워 패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그...

조금더 여자 다워지겠다고 남자친구와 약속하고
엉둥한 헤프닝을 벌이던 대책안서는 여인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서 물었다.
왜 오늘은 나 닮았다고 안햐?
당신은 노력두 안하잖아...

....
그래... 당근이지...


그런거였다.
난... 그에게 아무런 노력도 보여주지 못했었던가보다.

^^

그렇게 떠나가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