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오아시스 그리고 팻매스니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9. 10. 00:07










 







 




















백수 주제에...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백수 주제에 새하얀 이불 껍딱을 사서 하얗구 깨끗한 침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백수 주제에 ...

오널... 8마넌 짜리 공연을 예매 했습니다.

6월부터 ... 오널이 오기만을 기다렸었거든요.

팻매스니 공연... 9월에 있을 팻매스니 공연을 6월부터 기다렸습니다.



낼은 팻매스니 공연을 보러 가는 날입니다.

가슴 떨려서 양주 한잔 하는 중입니다. ^^


팻매스니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

그의 음악세계에 심오한 호흡을 함께 하며 영혼을 맡길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아니... 못합니다...
ㅡ.ㅡ 그다지 영혼이 맑지 않은 관계로다가.... 별로 빠져들게 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그의 음악을 접한 것이 벌써 10여년이 되어 가는 군요.

팻매스니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지금도 맨하탄의 밤하늘을 헤매며 술과 음악을 노래하고 있을 술나방 선배가 생각이 납니다.

처음 그를 봤을땐 겁이 났습니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그런데 그는 근육이 꼬이는 이상한 병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선배를 위해 선배의 부모님은 근육을 훈련시키기 위해 피아노를 가르쳤다고 하더군요...

그는 내가 보기엔 날개를 달지 못한...천재 같았습니다.

아마... 그의 피아노 치는 뒷모습을 보았거나... 웬만한 피아니스트도 완주하기 힘든 리스트의 전곡을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보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과에 들어와서 철학책에 묻혀 있는 그를 보았거나... 멍든 사회의 한복판에서 멍든 가슴으로 울부짖을 줄 알았던 80년대 대학생의 모습으로 세미나를 하던 그의 모습을 보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저녁쯤에... 피아노 앞에 앉아서 ... 생감자로 만든 포테이토칩... 농심 크레오파트라.. 드세요 농심.. .크레오 파트라...를 연주하며 키득키득 웃는 천진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면 당신은 참 다르게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선배때문에 참 다르게 살았습니다.

동지애로 눈물흘리는 법을 배웠고 새벽 어스름에 학교에 들어가 자보를 붙이며 가슴으로 뜨거워지는 순수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실은 그에게... 재즈를 몸으로 느끼는 법을 배웠고 술마시는 법을 배웠네요...^^

그의 별명은 술나방입니다... 그의 부자연 스러운 근육의 움직임 때문에... 느릿 느릿 움직이는 그의 근육들때문에... 나비라구 불렸고... 술을 잘먹는 탓에 술나비라고 불렸고... 그러나 고양이처럼 귀엽거나.. 귀족적이지 못하여.. 결국은 술나방이 되었습니다.



나의 술나방은 언제나 오아시스 같았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막을 그래도 걷게 해주는 힘...

보이진 않지만 사막 어딘가에 나의 오아시스가 항상 있어 줄 것 같은 믿음 같은 것!



나의 술나방은 밤하늘에 별 같았습니다.

비록 사느라 지쳐서 하늘을 보지 못하여도... 너무 어둡고 공기가 탁하여 보이지 않아도 저 넘어 어딘가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하나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것.... 늘 믿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존경하고.. 좋아했습니다.

사랑한 적도 잠깐 있었지만... 늘 그랬습니다. 늘 존경하고 늘 뿌듯했습니다.

1년 넘게 연락 없다가 불쑥 찾아가서 어느 놈이랑 헤어졌다고 울면 늘 다독이며 술을 사주고는... 다음날 전화해서 네가 취해서 비틀 거리는 바람에 동네 불량배들이 스무명쯤 나타나고 자기가 맨주먹으로 다 처단했노라고... 말도 안돼는 농담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선배가 가장 좋아하던 음악가...가 팻매스니 였습니다.

참 단순하죠? 그래서 좋아합니다.

굳이 다른 이유를 달자면 어쿠스틱도 아닌 ... 퓨전 재즈에서 서정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서... 라고나 할까요..



술나방 선배가 지금은 연락이 잘 안됩니다. 남자친구가 있을때는 뉴욕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가끔 전화를 해서 1시간 넘게 통화를 하는 바람에 남자친구의 원망과 불신의 눈초리를 받게 하더니만... 이제 맘껏 통화해두 머랄 넘두 없는데 연락이 없네요^^



선배...

선배 생각하믄서 내일 콘서트 보구 올라요....



잘지내시죠?

건강하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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