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좀더 다르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5. 3. 11:31
어느 눈부신 가을... 보통 키카 큰 남자들 보다도 머리 한개가 더 있을 법한 녀석 하나가 나를 찾아왔었다.
그게 아마도 5년쯤 전인가보다.
그리고 오늘 녀석이 결혼을 한다. 나아닌 다른 사람과...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와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지도.. 1년이 다 되어 가니... 이제 무뎌질만도 한데 마음안에 갖혀있는 세월의 무게는 줄어들 줄을 모른다.

죽을 만큼 사랑한 것도 아니고... 극적인 연애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느날 문득 찾아와서 마치 10년 지기 친구처럼 가까워졌다가... 서로 사랑하는 줄 도모르고 서로의 호흡처럼... 그저 호흡이었던 것처럼 같이 있다가...

문득 옆에 없는 그가 나의 전부였음을 아주 많이 늦게 알았다.
너무나 지리멸렬하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낡은 이야기들...
그래도 마음에 남는 후회와 미련 때문에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또 다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젠 정말 따뜻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씁쓸해 할 뿐...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나쁜 자식... 이라고 욕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 되면 이제 더는 헛되이 나이만 먹게 만들어 놓고 나이먹으니까 떠나간 나뿐놈이라고 아주 치졸한 욕을 해대면서 통쾌해 하게 되면... 또 가볍게 살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