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창고를 정리하다가...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5. 2. 13:11
몇일전에 집에 있는 가구들을 몽땅 들어 내서 청소를 하고 가구를 재배치 했습니다. 거의 마당쇠 수준의 초인적 힘과 새벽마다 찾아오는 광기 덕분에 혼자서 그 미친 짓을 하게 되었져.

그리고 오래된 파일들도 뒤져봅니다. 아...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우리과를 없앤다는 얘기가 이제 현실로 굳어지면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생각도 문득 나고 또 오래된 파일들을 정리도 할겸 해서 말입니다.

참...기분이 그렇습니다. 물론 저도 첨단 디지탈 문화로 민생고를 해결하는 사람중에 하나지만 왜 철학이라는 학문이 학교의 천덕꾸러기가 됐나 하는 생각에 쓴웃음도 나고 또 한편으론 뭐라 소리내서 말할 주제가 못되는 나를 돌이켜 보기도 했습니다.

음... 얘기가 샜네. 그래서요 오래된 파일을 뒤지다가 제가 뭘 발견 했게요?

히히... 예전에 시집을 내보겠다고 열씨미 끄적거리던 노트를 발견 했습니다. 어라! 웃으시나요? 아... 졸업한 후에 몇편의 시가 시집에 실려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뭐... 물론 망했지만요.

그래도 친구들끼리 출판기념회(-_-;;)한다고 강남 역 호프집에서 웃고 떠들던 생각이 나네요.

그 책에는 실려 있지 않았지만... 그래두 시 하나 읊어드릴려구요..

아... 나 이러다 진짜 칼맞는거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래두 ....
이거 받으시구 나서 진짜 화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생각 되시는 분은 저한테 메일보내 주세요. 이번엔 저두 목메구 죽진 않으께요.. 그리구 얌전히 자폭할랍니다. 에꼴로지 메일과 함께 장렬히...
히... 벼룩두 낯짝이 있지 ....

어릿광대

긴 하루 등지고
그제사 끝을 안다.

희뽀얀 보선 한땀한땀
거칠게 숨 토해내는 한삼자락으로
억겁을 넘나드는
어느 환락의 하늘어귀

광대의 줄위로
인고의 세월들이 어둠처럼 붕괴한다.
문득 깨어지면
아프고 추한 몸뚱이, 날개는 없는...

어울더울 춤사위에
낱낱이 설움 드러내다가
흔들리는 외줄위로
나 부끄러워 어찌할 줄 몰랐다.

보랏빛 싸아한 웃음
그림자에 떨어지고
먼지낀 창으로 허허로이 스미는 또내일

광대는 웃을 줄 몰랐다

어눌한 몸짓 서툰 한숨으로
하루를 지피며
남루한 웃음 흩날리다
또 그렇게 줄을 탔다.



음... 지금 다시 보니 인칭도 마구 바뀌고... 미사여구만 늘어놓은 꼴이군요.
그런 것보다(어차피 제가 시인도 아닌데 좀 유치하면 어떻습니까?)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구나... 싶은 생각에 한번 떠올려 봤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이유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군요.
하긴 좀 다르긴 하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술을 마시는 날은 많지만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이 다르고, 술잔에 흐르는 대화가 다르고.... 그느낌이 다르고... 지갑의 무게도 다르고... 술의 종류도 다르죠? 그리구 2차...3차....가는 곳도 다르네요^^
아..또 술얘기로 마무리 짓는구나... 왜 이리 수습이 안될까요?

좋은 하루 맞이 하세요. 전 이만 잘렵니다. 지금은 새벽 6시...10분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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