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월요일을 앞두고 또다시

영혼기병깡통로봇 2009. 2. 23. 00:01

비누를 만든다.

잘 만들지 못한다.

노트도만든다 약간 하다가 또 제멋대로 되는대로 만들고만다.

꼼꼼하게

또는 도안을 그려놓거나 초고를 그려놓고

계획대로 하나 하나 차곡차곡 진행하는 일이 나에게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도

생각의 끈을 놓치기 일수다

되는대로... 하기

되는대로 살기

되는대로 생각하기

되는대로 말하기...

 

간디가 했다던 말이 생각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생각이 말이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말하라 말이 습관이 되기에..

긍정적인 습관을 가져가 그게 인생이 된다.. 어쩐다..

 

되는대로 하면 되는대로 말하게 되고 되는대로 말하면 되는 대로 생각하고 되는대로 생각하면 또 되는대로 말하게 되고...

인간관계도 되는대로..

남편에게도 되는대로 말하고 되는대로 행동 하고 되는대로.. 되는대로..

 

모르겠다.

나이 40이 다되어서 직장생활을 되는대로 해도 되는 건가..

 

아이들은 내가 지들과 똑같은줄 아나보다.

절대 야근은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무어라 대답을 해야 하는 걸까...

 

나는 어떤말을 해주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회사입장에서?

아니면 이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 걸까를 먼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고 생각해야 할까

나는 이회사에서 이사업을 잘 하고 싶은가?

이 월급을 유지 하기 위해 이 회사가 필요한데 그렇다면 내가 살기 위해 정말 이 월급이 필요한가?

이월급이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닌 걸까?

 

후회할 것이다.

후회할 것이다.

난.. 한번의 뼈아픈 경험을 했다.

서른살의 도전, 서른살의 슬럼프, 서른살의 고독...

서른살의 실패..

 

서른살이 나에게 준 생생한 어둠을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다.

포기하기엔 나는 너무 많은걸 알고 있고 이해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일까

 

야근을 하지 않겠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

못해요 라고 말하겠지

그러면 나도 못한다고 말하면 되나?

팀장은 또 우리팀의 스케줄표를 들고 오라고 하겠지

나는 화끈 거리는 얼굴로 내 팀의 일정 관리를 그에게 조정 당하면서

주말에 나와서 일하라는 소리를 듣겠지...

그리고 나는 또 아이들에게 가서 주말에 일할 수 있겠냐는 말따위 하지 못할 것이다.

미안해서?

아니다...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까..

나는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고

회사에 기대하는 바가 없고

다만... 월급이나 받으면서 시간 죽이다가 자기 하고 싶은 일 하겠다는 철없는 그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 생각의 바닥에서 나를 붙잡는 묵직한 무언가를 느끼는 것..

그것은 또한 내가 그들을 설득할 자격이 없는 까닭이다.

 

회사...에 대한 나의 불안감이

나를 몸서리치게 쓸모없는, 하찮은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회사에서 일하는 내모습이 즐겁지가 않다.

 

나는... 내가 받는 월급만큼 쪽팔리지 않게 열심히 일하고 있노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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