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많이 배웠다.
회사 다니면서 있을 수 있을법한, 대부분의 복잡함이나 충격적 사건들은 이제 그러려니..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내공도 갖추었다.
원치 않았지만 격동의 세월들을 참 많이도 이겨냈다...
그 동안의 직장생활을 통털어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운 기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후배직원을 자식처럼 아껴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내에는 결코 자식이 아님을 알았고
무턱대고 위로 하고 아낄 것이 아니라 아프게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아끼고 아껴도 결국엔 다 버려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 한 대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몰랐던 나의 이면을 발견한 것인지
모진풍파가 나를 날카롭게 다져 놓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어쨌든 30대를 마감하는 길목에 서 있는 나는
고집스럽고 아둔하고 이해나 타협 없이 365일 전투모드의 나를 발견한다.
나의 고집과 아둔함은 때로는 장점이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가두는 감옥이기도 하다.
그것이 나의 소통을 방해 한다.
나는 전략형 인간이 아니라 행동대원형 인간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사유하지 않고 눈 뜨면 전쟁을 준비하는... 짐승직장인...
이렇게 떠나고 나면 나 역시 수많은 퇴사자 중에 하나일 뿐일터이니
미련도 후회도 없이 떠나면 될 것이었다.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 나는 나를 잘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 되는 것인지.. 더 모르겠어서 힘이 풀리곤 한다.
못다한 꿈을 내려 놓고 뒤돌아 보고 또 생각하는,
하루의 지루함 때문에 쉽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새로운 회사는 4년전 에듀클럽과 다를 바가 없다.
또... 이 길고 지루한 싸움을 해야 하나...
잠잠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채 관망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것도 정리 되지 않은 혼란 스러운 가운데
또 길한복판으로 뛰어들기로 작정 하였으나
아니, 그 보다는 민생고의 압박과
적지 않은 나이에 주어진 기회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또 시작한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뛰고 나면 또 뛰어 지리라..
아직은 무겁지만
그렇게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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