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울한 바이러스를 널리 널리 퍼뜨려 볼려구요...
혼자생각하다가는 조만간 한강으로 달려가지 싶어서 말입니다....
같이 욕해주시면... 그냥 욕만 해주시고 잊어주시면....
사실은 깡통... 니가잘못한거야... 라고 생각되더라도
지금은 같이 욕해주시고...
나중에.... 나중에.... 니가 잘못한거야.. 라고 말해주세요
안그럼 웁니다...
안녕하세요 ***의 ***입니다.
뉴스레터 시스템의 업데이트가 완료되었습니다.
강차장님과 내부에서 테스트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테스트를 위하여 간략하게 매뉴얼을 급히 만들어 보았습니다.
보시고 이해가 안가시거나 문제가 있으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국내 최고의 광고회사의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어서 어제 담당 클라이언트에게 제가 이렇게 메일을 보냈더랬지요...
그랬더니.... 답장이 오기를...
프로그램이 개발이 되고 반영이 되었으면 교육이 되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 메일로 메뉴얼을 전달하고 끝내는 입장이 되었나요?
들어 오셔서 교육 하시기 바랍니다.
클라이언트로부터.... 이렇게 답장이 왔습니다.
아닌밤중에 홍두깨였습니다.
제가 보낸 메일이 진정... 메뉴얼을 메일로 보내고 끝낼것이며
모든 프로젝트가 이러케 완료된거다 라는 내용이라고
생각되세요?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그랬는데 클라이언트께오서
우리 사장에게 또 이러케 메일을 보냈더이다.
안녕하세요 강**입니다.
이제 ***도 아주 많이 커진 회사가 된것 같습니다.
뉴스레터 작업은 반영을 하고 그냥 메일로 끝내고 첨부로 메뉴얼하나 보내서 한번 해보라고..
이대표의 생각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메일은 이대표에게만 보낼테니 직원들에게 포워딩 시켜주세요.
말투가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드라마에서나 봤지 실제로... 많이 컸네... 니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건방진 위치가 됐냐... 라는 대사를 직접 대면해보긴 처음입니다.
실제로 사람에게 이런 말을 정면으로 해대는 사람이 있을줄이야...
살짝.. 빗대서 하는 말은 들어봤어도...
우리 사장....
황당하고 어이 엄써서 말을 못함니다.
사장님... 이사람은 외주업체를 마치 개처럼 다루고자 하는 전형적인 스따일이네요?
네... 그렇네요....
사장님... 어쩔까요.. 잘못했다고 메일 보내고 달려가야게쬬?
네.... 미안합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그래서~~
죄송하오나 메일에 쓴 것처럼 테스트 기간일 뿐이고 테스트를 위해 혹시 필요하실까 하여 만든 매뉴얼일뿐이오니 오해하지 마시고 친절치 못하게 전화로 상세히 아뢰지 못한점 백배사죄드리옵고 또 원래는 테스트후 나오는 피드백까지 반영하여 프로젝트가 완료가 된후에 매뉴얼제작과 함께 사용교육을 하게 되어 있사오나 원하시니 버선발로 지금당장 달려가 두손 부여잡고 마우스질을 눈앞에서 시범하여드릴터이니 노여움을 푸십사....
하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아마 지금쯤 클라이언트 께오선 광분을 하고 계실 터입니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지 않고 원래는 테스트후에 교육을 하는게 어딨어.. 오라면 당장 텨 와서 궁댕이를 핧아 대야지.. 당장 텨오지 못할까... 하고..
인생이 참... 구질구질하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어제는 학교 동문회를 준비 한다고 졸업생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어찌 하다보니 제가 우리 학번 대표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가서 보니... 학교 다닐때 그 하늘을 찌를 듯한 양아치 스러운 행동들로 일평생 가까이 지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선배, 후배들만 나와서 술을 마시고 있더이다.
내가 여길 왜 왔던가... 싶을만큼 짜증이 났습니다.
수업시간에 수업 방해나 하고... 뒤에서 교수가 말을 하던 말던 농담따먹기나 하면서 교수님이 나중에는 학점 줄테니까 수업들어오지 말라고 한 얘기를 무용담인양 자랑스럽게 후배들 앞에서 떠들어 대던 선배떼거지들...
술 먹고 다른과 사람들하고 패싸움이나 하던 사람들이어서 학과에서도 처치곤란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사람들이 어제 나와서 한다는 과거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학교와 학과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우리 과가 밖에 나가서 꿀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기를 쓰고 싸우고 우린 끝까지 당당했다. 우린... 정말 사나이의 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땐 춘추전국시대였다. 그때는 우리과가 학교에서 당당하기 위해서 싸움도 필요했다.
그런데 85학번 선배 하나가 어느날 자기를 데려다가 멱살을 잡더라...
게다가 학생회장이란 녀석이 복도에서 대자보를 붙이기를.. 예비역들께 당부라면서 수업분위기를 흐리지 말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내용을 썼다... 자기가 음지에서 학교를 위해 그렇게 최선을 다해 노력 하고 있는데 그렇게 싸가지 없는 사람들은 인생에 필요가 없다..
라는 것이 그 사람 얘기의 요지입니다.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이 그 이야기를 끄덕끄덕 하면서 듣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끔 티비에서 조폭영화나 김두한에 관한 드라마를 할때마다 한쪽에서 청소년들에게 조폭을 미화하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평론을 하잖습니까?
그럴때 전 요즘 청소년들이 어떤데 저런 전근대적인 발상으로 창작의 자유를 막으려고 하냐며 광분 했었는데요...
어제 후배들이 양아치 같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끄덕끄덕 하며 듣고 있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돋더구만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후배에게는 멱살을 잡았던 85학번 선배와 대자보를 붙였던 학생회장은 정의와 우정도 모르는 나쁜 사람이 된거죠.. 순식간에...
근혜 언니가 나라를 살리기 위해 우리 아버지는 일생을 걸었으며 국민들을 목숨보다 사랑했다고 피력하던 모습이 오버랩되더군요..
그때 우리 나라가 살아 남기 위해서 독재와 탄압과 총과 칼이 필요했다. 우린 최선을 다했다.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하하..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정말 우울합니다.
너무나 우울한건.... 지금 그사람들이 느므나~~
아주 많이 잘살고 있다는것이죠 ^^
인생의 맛이 쓴 사람은 쓰고... 단 사람에겐 항상 달기만 합니다.
인생이 쓰디쓴 사람에겐 사탕도 그닥 달지 않습니다.
아... 좋을때도 있을거 같습니다.
인생의 맛이 쓴 사람에게 쓴 익모초 한사발 쯤이야
뭐 쓴것도 아니지 않겠어요?
오늘... 또 익모초 한사발 들이켰습니다.
'깡통로봇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경찰서 출두기 (0) | 2004.11.23 |
---|---|
할일 없는 오후에 (0) | 2004.11.17 |
엔리코에게 (0) | 2004.11.08 |
비오는 추운 새벽, 어둠속의 고양이를 추억하다. (0) | 2004.10.16 |
주관적인, 너무나 주관적인 (0) | 2004.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