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사장에게
무슨 말을 할까... 했다.
6개월을 질질 끌며 직원들을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뜨렸던 사장과 부장이 뜬금없이 "에듀클럽 청산"
이라는 메일을 보냈다.
아무 정보도 없는 직원들에게 어느날 아침 청산이라는 단어를 점심 같이 하자는 정도로 내뱉는 사장에게...
책상을 뒤져서 낙서한 종이를 훔쳐가는 사장에게...
은근슬쩍 두산에게 직원들의 거취를 떠넘기고
자기 사업할 생각밖에 없는 사장에게...
질문도 받지 않고 발표회장을 도망치듯 뛰쳐나간 사장에게...
모든 직원을 다 데려갈 수는 없지만 남은 직원은
다른 업체에 고용승계가 된다며 "최선의 조치"를 했다길래 그 업체에 대해 물었더니 남의 회사에 대해 내가 어떻게 아냐고 대답하는 사장에게...
의외로 가볍게 끝이 났다.
우린 서로 스타일이 맞지 않는 것으로...
같이 갈 생각도 없었지만 우린 서로 스타일이 맞지
않는 다는 말을 저 개새끼 입으로 들으니
기분히 과히 상큼하진 않다.
우리가 서로 스타일이 다르지만 서로 누군가를 욕하고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더이상 떠들지 못하게 중단시키고 내 할말을 했다.
내가 널 왜 싫어 하겠니
너의 말하는 말솜씨도 싫고 같은 말을 하는데도
서로 오해하면서 부딪히는거 나도 이제 하기 싫다.
그렇다고 내가 널 인간적으로 싫어할 이유는 없다.
다만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오너에 대한 실망은
있다. 그건 니가 하지 말란다고 해서 하지 않는 문제는 아니란다...
잘 지내라... 더 할말은 없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자... 최선의 조치를 했다면서 하는 말이 고작 남의 회사에 대해 내가 어떻게 아냐.. 정도의 답변을 해서는 아니 되었다.
오너로서의 사람을 대하는 스킬정도는 스스로 연마한 후에 사업을 시작하기 바란다...
미안하단다.
글쎄 무엇에 대해 미안해 하고 있는 건지
내 알바 아니나 습관적으로 나오는 미안하다는
면피성 발언에 의미를 두고 싶진 않지만
불쌍한 인간이라고는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살았다.
조직에서 인간적인 믿음이나 정의를 부르짖을 만큼
때묻지 않은 영혼을 품지도 못했다.
그리고 나만 따라오라고 외칠만큼의 자신감과
용기를 갖지도 못한 것이 서글프다.
그런 나라도...
쪽팔린줄도 모르고 사는 한 조직의 오너를 불쌍하게 여기는 정도의 오만은 오늘 만큼은 용서하려고 한다.
다시 한번 스스로 다짐한다.
쪽팔리지 않게 살자
다른 누구에게도, 나자신에게도...
짜장면을 입이 터져라 집어 넣더니 쪼각쪼각 끊어서
내뱉고 젓가락으로 휘휘 다시 저어서 또 입에
쳐넣는다.
뒤통수를 짜장면 그릇에 확.. 쳐박아 주고 싶은
살인적인 충동이 울컥거린다.
이제 그만... 청산이라니...
그러자꾸나...
나비야 청산가자..
ps. 폐업과 어머니...
사장새끼가 아침부터 폐업을 발표했다.
술처먹고 12시에 카네이션과 케익을
사가꼬 시엄니한테 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너 술먹었냐...
라고 물으셨다.
내가 못살아....
뭘 또 못사실꺼 까지야...
세상에 이런 며느리도 있고
저런 며느리도 있지..
며느리가 다 스탠다드 하면
세상 무슨 재미로 사시겠어요...
빌어먹을...
'깡통이 그림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얼빵한 깡통 (0) | 2007.09.29 |
---|---|
쥐가 나에게로 왔다. (0) | 2007.09.06 |
마음을 다스리며 (0) | 2007.03.13 |
새벽녘, 하현의 달 (0) | 2006.10.12 |
미스코리아의 꿈 (0) | 2006.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