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란 녀석을 처음 만져본게 언제였더라...
한 14년쯤 된 것 같다.
대학에 입학해서 과사무실에 있는 XT 컴퓨터를 그때 처음 만졌으니까..
그 컴퓨터는 5.25인치짜리 커다란 디스켓 두개를
A, B드라이브에 하나씩 넣어야 부팅이 되는..
하드디스크라는 개념도 없었던..
그런 컴퓨터 였다. ^^
c:>
이런 프롬프트 화면이 나오는 까만 스크린...
모라모라... 타이핑을 해야 프로그램이 실행이 됐다.
그러니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싶어도 하드디스크에 설치하는게 아니라
필요한 프로그램도 가지고 다녔다.
어차피 그때는 1.2메가짜리 디스켓 두세장이면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다 돌아갔다.
그당시 워드 프로세서는 외국의 프로그램을 번역한
삼보컴퓨터의 '보석글'과 금성의 '하나워드'가 있었다.
그리고
이찬진이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아래한글 1.52가
필기체를 지원하며 본문안에 그림파일을 넣을 수
있는 획기적인 워드프로세서로 등장했다.
그때는 파일 하나에 일정용량 이상 저장이 불가능해서
논문 하나를 여러개의 파일로 나눠야 했다.
그런 프로그램으로 그때... 우리 편집실에서는
해마다 학회지를 한권씩 만들어 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식한 짓이었지만
덕분에 아래한글을 귀신같이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졸업후
정말 괴상한 사장을 만났다.
한마디로 강호에 출사하자 마자
기연을 만난거였다.
컴퓨터를 미친드시 좋아하는 사장과
기계욕심 많은 깡통이 만났고
나는 그에게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드라이버를 손에 쥐게 되었다.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3년간 장작을 패는 무도가처럼...
드라이버...
그랬다..
컴퓨터 뚜껑을 열어서 내장기관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이건 메인보드다.. 메인보드의 역할은... 얘네들이 서로
잘 돌아가도록 바탕을 제공한다.. 그래서 마더보드라고도 불린다.
얘는 CPU다. 한마디로 두뇌라고 할 수 있지.
얘는 하드 디스크다.
120메가짜리 하드디스크를 들고 금이야 옥이야.. 벌벌떨었던 그때...
그때... 540메가짜리 하드디스크가
너무나 획기적인 용량이었다.
이 많은 걸 언제 다쓰지? 라고 했으니까...ㅡ.ㅡ;
조금씩 익숙해졌을때
스승님이 이제 내공은 그만 하면 되었으니
이제 강호에 나가 수많은 고수들에게 실전무공은 연수하도록 해주셨다.
그리하여 주변 친지, 친구.. 울 회사 고객의 컴퓨터..(친절한 서비스를
가장한 실습..)의 바이러스 퇴치에서 부터
내부에 쌓인 먼지 청소, 불량난 하드디스크 교체까지
실전 지식을 쌓게 되었다.
요즘의 컴퓨터는 부품 사다가 집어 넣으면 대부분 잘 돌아가지만
그 당시엔 전기 인두로 납땜질을 해야하기도 하고
IRQ라는 점퍼까지 셋팅을 일일이 해주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드라이버 들고 전기인두 들고 회사 출근 하고
손두 디고.. 잠깐 실수 하면 고쳐준다고 큰소리 치던 남의 컴퓨터를
통째로 쓰레기를 만들기 일수 였다..(얘들아.. 그땐 미안했다..ㅡ.ㅜ)
그르나... 이건 너무나 낡아서 쓸 수 없으니 새걸로 교체하라고
은근히 위협을 한 뒤 새걸로 교체한 후 남은 부품은
주머니로 쓰윽....
그렇게 해서 처음 내것이 된 컴퓨터는 여기저기서 뜯어낸
낡고 낡은 것들을 조합하고
처음엔 케이스도 없이 종이 박스에 부착해서
썼던.. 컴퓨터.. 였다. 하하하...
그리고 오날날!
깡통은 길가에 버려진 컴퓨터 껍딱만 봐도 뭐 쓸만한 부품없나..
뒤져보게 된다.
남든 부품 모아서 CD 플레이어 만들어 놓고 행복해 하고..
언젠가는 부품들 모아서 창고에 넣어 뒀다가 그럭저럭 쓸만한 컴퓨터
하나 조립해서 친구네 딸내미에게 선물한적도 있다. ^^
그리고...
지난 주말..
내 컴퓨터가 드디어 더위에 지쳐 졸도 하기에 이르렀다.!
To be contu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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