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의 광수생각
사과가 보기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사랑의 겉포장이 사과 같이 생겼는 줄은
더 더욱
모르겠고
사랑을 뭘 어떻게 깍으면 갈변현상이
생기는지도
잘 모르겠다.
부사, 홍옥, 홍루, 후지....
많고 많은 사과가 있지만 모냥다르고 맛다르다고 해서
걔들이
사과가 아닌게 아닌 것처럼
사랑도, 제까짓게 그래봤자 사랑일 터이다.
사과나무가 한 여름 물을 먹고 해를 먹고
탄력 제대로 받으면
날 선선할때쯤 어찌어찌 또 부사, 홍옥,
홍로, 후지가
각자 자기 동네에서 사과가 된다.
깡통도 어찌 어찌
서른 몇해를 술먹고, 밥먹고 살다가
어쩌다 탄력을 받았는지
그만...
날
선선할 때 쯤
서울 어느 동네 어귀에서
흰옷입고
꽃뭉치 움켜쥐고
그럭 저럭 남부럽지 않은 사과가
되보기로
했다.
사과의 갈변현상이라는게
사과에 들어있는 카테킨이라던가...
하는 놈이 산소하고 바람이 나서
생긴일인데
사과가 변하지 않게 하려면
설탕물에 담가 두면 된다고 한다.
성탕물이 공기 중의 산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단다.
사랑이 변하는게 두려워
달콤한 설탕물안에 가둬두라는 거야... 라고 생각 한다.
뽀리군의 말처럼
사랑이 정말 사과 같은 거라면
사랑을 지켜주는 달콤한 무언가 필요한 걸까라고도
생각한다.
여하튼 확실한 것은
내가 나이를 먹듯이 사랑도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젠 달달한 꿀물보다 비타민이 필요하듯이
이즈음에 와버린 사랑에게는 만한전석보다, 부패방지,
산화방지제보다
자양강장용 영양제가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여전히 금강불괴지체로 만드는 비급을 찾는 깡통... 술자리에서도... 사랑에서도...
그러다 주화입마에 빠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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