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책:생각

이영화, 여친소 "난 미안하단 말은 안해...

영혼기병깡통로봇 2004. 6. 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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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지현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장 잘 팔 수 있는 뮤직비디오를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2. 엘라스틴은 그녀와 마치 한가지에서 태어난 뿌리인것처럼 보이는 마케팅을 몇년간 지속한다. 탄력있는 회사다.


3. 난 죽으면 바람이 될거야.... 뜬금 없는 혁이의 외침... 이건 복선도 예언도 아무것도 아니다.


4. 스토리와 관계없이 계속되는 씬의 반복, 마치 아름다운 노래가사를 강조하기 위해 반복되는 후렴구처럼 .. 너니... 이바람은 너인거니...


얼마전 강남역앞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서성댈 때였다.
한 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뭔가를 보고 있었다.

축구 A매치가 있는 모양이다하고... 스크린을 향해 나도 목을 빼보았다.
거기엔 전지현이 있었다.

지오다노 매장앞에 걸린 스크린에서는
전지현이 슬로우 모션으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채로
춤을 추는 CF의 풀버전이 계속 상영되고 있었고

사람들은 발길을 멈춘채 넋을 잃고 있었던 거다.

단지 광고에!!!

그녀는 전도연이나 심은하와는 다른
이미숙이 갖는 카리스마와는 다른..
그런 힘이 있다.

그녀는 가장 팔리기 좋은 것들을 가졌으며
가장 팔리기 좋은 것들의 단점인
식상함을 가지지 않았다.

금방 식상해지지 않도록하는 신선함 힘!!!
그녀는 아무도 갖지못한 힘을 가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영화 여친소...
쓰레기라고 치부할 수 는 없는 영화다.
잘못만들어진 영화도 아니다.

초기의 기획과 제작의도 하나 만큼은 150% 달성한 영화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전지현을 정말 최선을 다해 확실하게 포장했다.
메인 타겟이었던 홍콩을 가장 강렬하게 자극했고
투자를 회수하고도 남을 만큼 마케팅에 성공했다.

세상에 영화는 널리고 널렸다.
넘치고 넘쳐나는 영화,
커뮤니케이션의 과잉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최선책은 메시지를 극도로 단순화 하는 것이다.
즉, 애매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없애야만 한다.
나아가 좀더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수 있으려면 좀더 단순화해야 한다.

사람들은 전지현만을 위해서라도 이영화는 한번쯤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전지현을 위한 영화였음을, 전지현만을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임을 알았다.

그리고.. 별로 실망하지 않았다!

왜!
전지현만을 생각하면 되는 영화였고 그들은 전지현만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가 쓰레기였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영화를 선택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왜?
그들은 처음부터 이 영화의 의도와는 다른걸 얻고자 했기 때문이다.

마치 생선가게에서 돼지고기를 팔지 않는다고 광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느날 문득 갈치조림이나 해먹어 볼까하고...생선가게에 들어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싱싱하고 탄력있어 보이며 은색광채가 작렬하는 늘씬한 갈치를
얻었다. 그걸로 만족하자.
갈치에게서 순간의 빛과 생생한 삶의 에너지를 느꼈다면...
잠깐의 희열을 얻었다면...
태고의 신비를 뿜어내는 강력한 카리스마는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상어의 몫이다.

요즘의 마케팅방법은 참 냉소적이다.
영화도 많지 않고 뭔가를 팔아야 할 것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모두가 공감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예전의 정치가들은 누구의 발이건 밟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우리의 노짱처럼 튀어나와서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적을 만드는 것을 애써 피하고 모두에게 호소한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수면위로 떠올리고 공공연히 인정하고 있는 날카로운 시대.. 영화속에서도 그 사실을 깨닫는다.

구체적인 자리를 확보하는 것!
구체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구체적인 고객에게 구체적인 상품을 파는 것이다.
그 때문이 잃는게 있다 하더라도...


 

 

 

난 미안해라는 말은 안해.. 미안해라는 말이 듣고 싶으면 니 이름을 미안해로 바꿔!


그런 영화다!


PS.
영화를 볼때는 냉소적인 관찰력을 동원했다가 낭패를 보기 일쑤다.
눈물을 흘려도 되는 부분에서 비소를 흘리며 하품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