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닭...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술을 마실때는 튀김과 바베큐로,
담배도 술도 다필요 없는 대낮에는
핫윙과 크리스피가 되어 혹은 너겟이 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태양 불타고 습도 최고조로 올라 불쾌지수 백만배 증가하는
더운 삼복에 그는 하얀 속살드러내며
요염한 자태로 누운채 뜨거운 탕안에서 유혹의 향을 흩날리곤 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알싸한 이것...
닭도리탕..
맵고 짜고 걸죽하고 달착지근하여 성인병에 가장 빨리 도달하게 해주는 이것...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는 닭도리탕...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말이다..
새를 뜻하기도 하지..
고는 다섯이다..
그리하여 고도리는 다섯마리의 새를 의미한다..
그래서 고도리는 5점이다. ㅡ.ㅡ
일본말은 좀 그런가..
그렇다고 닭새탕은 좀 웃기지 않은가...
닭볶음도 감동의 크기를 한층 저하시키는 단어다.
맘에 안든다.. 걍 닭도리탕으로하자.
세종대왕이 쫓아올것도 아니니...
자... 이쯤에서 재료를 다듬어 보자..
양파 다듬구.. 그리고 깻잎대충 헹구고..
요 깻잎... 요건 정말 많을 수록 좋다. 흠... 하지만 일찍 넣으면 음식의 때깔을 망치게 되니 꼭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그리고 생강.. 미향... 고추..대파.. 양파...요런게 필요하다.
옥수수, 피망, 당근 요딴건 사실 없어두 상관없다.
내가 옥수수를 넣은 건 우리집 고추장이 워낙 매운 관계로 매운맛을 덜할려고 넣은 것이다.
냐하하...
감자 까느라구 죽는줄아라따.
감자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만
까다보면 걍 한개만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양파를 썰거나 즙을 낼때도 마찬가지다.
육수의 맛을 개운하게 하려면 양념장에 양파를 갈아서 넣는 거시 좋다..
그러나..
내눈에서 뽑을 육수를 생각하면 걍 먹는게 더 좋겠다는 생각을 반드시 한다.
걍 이러케 대충 썰어 놓으믄 댄다..큼직큼직하게...
아우... 감자 껍딱이 제대루 안까져서 감자가 점 지저분해 보인다.
음식을 먹을 사람들이 집에 들어와 있다면 어여 숨겨 놓는게 좋다.
그리구 솔직히 먹어두 상관은 없다.. 췌 감자 싹에는 쏠라닌이라는 독성분이 있다.
구걸 머그면 배탈이 난다고 한다.
어둡고 습한 곳에 방치해두면 감자는 스스로 싹을 키우고 독성분을 만들어 낸다..
사람도 그렇다.
어둡고 외로운 곳에 혼자 버려지면 마음에 독을 키우고 의지를 상실하고 만다.
오늘.. 잊었던 친구에게 전화 한통씩 때려 보시기 바란다.
이제 양념장을 만든다.. 에구.. 카메라가 흔들렸다... 그래도 맛나 보일 고시다.. 흐흐
고추장과 설탕, 간장, 물엿, 마늘 다진것, 양파즙, 고추가루, 참기름, 미림,생강 다진 것 등등을 넣는다.
요즘엔 물엿이 요리용 어쩌구 하면서 희구 투명한 것이 나온다.
이딴거 다필요 엄따.
물엿은 걍 갈색 끈적끈적하구 잘 굳구 곰팡이도 잘피는 옛날 물엿이 최고다..
맛두 좋을 뿐더러 국물이 걸죽해져야 제맛이 나는 이런 요리에 딱이다.
요즘 물엿은 넣어바짜.. 보탬이 안댄다..
아마 그 투명한 물엿은 무침용이나... 멸치, 오징어 조림같은 거에 넣는 건가부다.
잘 모르겠다. 암튼... 그러타.
앗... 과정하나가 빠졌다. 닭을 다듬는 거 ㅡ.ㅡ;;;
닭은 깨끗이 씻어서 후추와 소금 청주나 미림 등을 넣고 생강을 갈아서 넣고 잠깐 재워둔다.
피곤할테니 푹 자라고 말한마디 해주면 더 좋다..
다 먹구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인간적으로 대하면 좋지 않은가..
고기냄새가 가실때쯤(대충30분정도)프라이팬에 고추와 통마늘과 고춧가루를 넣고 식용유를 둘러서 충분히 끓으면 닭을 넣는다.
닭에 향을 내는 기능도 있지만 그것 보다는 닭의 표면을 단단하게 하여 장시간 물에서 끓어도 고기가 뭉개지지 않게 해준다.
구러니까..
이건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라 표면이 살짝 색만 변하면 건져내라...
튀김 만들지 말구 ㅡ.ㅡ
꼭 속꺼정 다익힐 셈으로 고기를 태우는 넘이 있다.
가장자리를 점 깨끗하게 닦은담에 사진을 찍었으믄 저케찌만 뭐.. 이해하도록...
양념장중 일부만 넣어서 볶아 놓은 닭에 버무린다..
왜냐면.. 닭고기에 양념이 잘 배어야 대기 땜시 그렇다.. 뭐 보통은 이러케 꺼정은 안하지만 걍 한번 해바따..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니 이방법이 조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무려 놓은 다음 나머지 재료들도 살짝 씩만 볶는다.
왜 볶는지는 아까설명한거랑 같다.
먹을때 감자가 으깨져 있으믄 속상하니까...
우선 감자를 먼저 볶는다.
왜? 감자가 가장 오래 익혀야 대니까? 바부,,, 그러케 설명을 했는데두..
익히는게 목적이 아니라니깐...
왜나면 감자가 색이 하얀편이니깐 식용유가 깨끗할때 먼저 볶아둬야 잡티가 안생긴다.
저기 보이는 나머지 고추랑 양파들은 식용유에 향을 뽑기위해 아까 넣은 거다. 고기 볶을때...
향수를 만드는 원리는 돼지기름.. .일명 쇼트닝.. 에다가
꽃잎을 잔뜩 넣어서 굳힌 다음 그 기름을 녹이는 과정에서 엑기스를 추출한다.
도야지 기름 또는 파라핀을 쓴다고도 한다.
정확하냐고 묻지는 말라.
암튼 식용유랑 고추, 마늘을 같이 볶아서 향을 내는 원리를 설명하고자 한것 뿐...
오호~~~가장 사진이 잘 나온 것 같다.. 우헤헤
감자와 나머지 재료들을 넣구 한꺼번에 볶았당...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까 처음에 넣었던 파와 마늘들은 이미 갈변 하였을 터이니 건져서 버린다.
탄것을 물에 넣구 끓여따구 생각해바..
맛이 정말 이상해 지지 않겠는가.
흠.. 이제 거의 다 대간다.
휴....
재료를 다볶은 거 같다.
이제 물을 붇고 끓이기 시작한다.
물은 적당히 넣어라..
너무 적게 넣으면 양념이 고루 배지 않고 너무 많이 넣으면 국된다. ㅡ..ㅡ
그리고 양념의 절반을 넣고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나머지 양념을 다 넣는다.
그리고 깻잎은 마지막.... 정상의 고지가 보이기 시작할때 하이라이트로 넣어 주길 바란다.
깻잎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충분히..
사진을 이러케 가까이 찍은 이유는...
때깔이 넘 후지기 때문이다... 물을 많이 넣어서 쫄였거덩...
야채들이 다 누렇게 떴다. 게다가 너무나 너무나 기침이 나올정도로 매워서 중간에 물엿을 점 넣었다... 구래떠니... 점 달아졌다..
구래두 쏘는 기운은 점 덜했다. 그리고..
아무리 끓여도 국물이 줄질 않아서 쓴 최후의 꽁수...
밀가루를 점 풀어서 넣었다. ㅡ.ㅡ
이런 수법은 별루 추천하구 싶진 않다.
굳이 실행하겠다면 먹는 사람들한테는 늘 비밀로 해두길 바란다.
음 그 방법보다 추천하고 싶은것은!!
단호박을 넣는 것이다.
단호박은 다 익어가면 국물을 걸죽하게 해주면서 달달한 것이 와따다..
세상에서 젤조아하는 단호박.. 원츄 ㅡ.ㅜ..
언제나 그러치만 뒷처리는 정말 기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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