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다쓴 글을 한판 날려무거따.
ㅡ.ㅜ
심기일전 다시 써보자...
기억이 안난다... 우짜지...
암턴 하루 찍은 사진으로 3일째 울궈먹는 중이란 얘길 할라는거여따.
구리고 오늘이 마지막이니 참아주시길...
토깽이 가튼 조카들도 이찌만 그넘들 사진은 다음에 다시 써먹기로 하고..
마지막은... 뭐니 뭐니 해도...
먹는걸 빼머글 수는 엄따.
(아.. 다 날려목고 다시쓸라니... 할말이 음따..)
집에 내려가믄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먹구 시픈게 눈앞으로 날아 올줄 믿고 먹구싶은 것들을
목록을 만들었던 사실을 아마 아시는 분은 다 아실꺼다..
꽃게탕.. 간장게장.. 갈치조림..ㅡ.ㅜ
울엄니 이르케 말씀하신다.
"꽃게? 이년아 꽃게가 뉘집 개이름이냐... 꽃게가 1키로에 5마넌이여..
니가 사와서 한번 먹여줘 바라 요년.. 나중에 니 서방한티 사달라구혀
머이쁘다구 내가 너 시방 꽃게 사다 바치게 생겼냐"
눼... 아 띠.. 안머그믄 댈거 아녀..
구래서... 올해도 어김 없이 오마니가 주는대로 먹고
오마니가 시키는대로 일하고... 오마니가 시키는 대로 장봐다가 오마니네 냉장고
채워드리고 ... 구래따....
자자...서론이 길믄 맛이 안나는뱁!
구래서 깡통은 무엇무엇을 먹고 왔을까요?
너무 침은 삼키지 마시길.. 곧 점심 시간인디 냐하하...
냐하하... 알만한 분은 다알고 알보다 작은 분도 다아는 쑥개떡...
내가 세상에서 젤루 조아하는 쑥개떡.
울엄니는 나땜시 해마다 봄에 쑥을 캐러 가신다.
쑥을 캐다가 쌀가루에 버무려놓고 한번 먹을 만큼 나눠서 냉동실에 얼려둔다.
그럼 일년내내 먹구 싶을때 꺼내서 반죽해가꼬 쪄먹는 거시지...
올해도 오마니는 쑥을 캐다가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쑥개떡을 쪄노셔따..
대문 들어서믄서 젤먼저 하시는말..
야 ~ 쑥개떡 쪄놔따.. 어여 머거들...
ㅋㅋㅋㅋ
근디 서울 사람들은 쑥개떡을 설탕을 찍어 먹는단다.. 쯧쯧
쑥개떡의 참맛을 모르는 .. 쑥개떡을 모독하는 짓이다..
마당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이놈들은
울엄니가 오전에 친구분들과 같이 가서 캐온 조개들이다..
토실토실.. 알이 많은 조개...
캬캬캬...
시골스러운 부엌 대공개!
요기는 울집을 개조하기 전에 있던 원조 부엌이다.
큰 냄비에 사골을 폭폭 고거나 생선을 다듬거나 제사 음식을 만들때 쓰는
스페어 부엌이다 ^^
울엄니가 조개를 바락바락 씻고 이따 ~
조개를 씻는 옴니랑 공시랑 공시랑 얘기 하는 울언니...
울아부지가 아침일찍 딸년들 준다고 사온 드룹나물이다 ^^
내가 요걸 참기름에 발라서 초장에 찍어먹는걸 좋아한다믄서 사오셔따. ㅋㅋㅋ
근데 깡통은 드룹이 밭이나 들판에서 나는줄 아라따는..
드룹나무에서 나는 열맨줄 몰라따 ㅡ.ㅜ
쌀이 쌀나무에서나는줄 알아따는 서울아이들인척..
이건 울엄니가 캐온 고사리다.
엄니는 조개를 잡다가 보니 아무리 열씨미 해도 남들 보다 조금밖에 안되더란다.
그래서 화가 나서 때려치고 근처 오디오디에 있는델 가서 고사리를 캐셔딴다..
에혀... 내가 끈기가 없는 거시 오마니를 닮았나부다.
하나만 제대루 하실거시지..
조개두 겨우 한번 머글만큼..
고사리두 채반 바닥두 못채울만큼... 구러케 캐오셔따 ㅋㅋ 암튼 대단하셔..
깨까시 목욕한 조개가 마당에서 또 일광욕한다.
어여 어여.. 모래도 토해내고 소금물도 토해내고~~~ 부지런히 토해내라~
아싸.. 삶은고동이닷..
예전에 pc통신 시절에 나으 천리안 대화명이 삶은고동이어따...
ㅋㅋㅋ
난 그냥 발음 하기가 좋구 느낌이 귀여워서 붙인거였눈데 의뢰로
반응이 조아따..(닉네임은 역시 특이한게 저아 ^^)
구래서 시리즈로 붙인거시
삶은다슬기, 삶은소라, 삶은우렁, 삶은골뱅이......
밥이 되어 가는 동안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커튼다는 핀으로
고동살을 쏙쏙 뽑아 무거따...
고동은 마니 뽑아서 모아놨다가 한번에 씹는게 젤루 조타 ㅋㅋㅋㅋ
흐미... 아까비..
울엄니의 야심작 우렁된장이다..
지난 가을 엄니가 담근 된장을 걸죽하게 풀고
짠무를 물에 헹궈서 총총총총 채썰어 숭덩숭덩 넣고
갓잡은 우렁을 퐁당퐁당 집어넣어서
뚝배기에 푹푹 끓여낸.. 우렁된장..
간장 게장 다음으로 큰 밥도둑이다 ㅎㅎ
해감을 마친 녀석들의 마지막 코스!~
갓잡아온 조개랑 청양고추가 눈이 맞아서
아무것도 가진것 없이 물속에서 살림을 차렸눈데... 어찌나 궁합이 잘맞는지..
개운하고 얼큰하고 셔언한 국물~!
이거슨 아구찜 ^^
오마니도 아구까지 직접 잡지는 못하셨나보다..ㅡ.ㅡ
옆집 어부아저씨한테 얻어왔다.
진짜 오마니두 너무 하시지... 딸년들이 왔는데 기껏 시장에서 사온거라곤
콩나물이랑 미나리가 전부라니.. 원..
흠... 그래놓구는 다먹구 나면 마트에가서 쥬스랑 치즈랑 우유랑 영진구론산
한박스 사다가 냉장고 그득 그득 채워노라고 명령해주신다..
눼.. 마마..
캬... 쭈꾸미다..
역시나..어부아저씨가 주셨다 ㅋ
울엄니는 어부아저씨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
구리고 울엄니는 내가 태어났을때 눈이 쌔카맣고 반짝거리는 거시 사슴 같았다믄서...나 임신 했을때는 노루고기랑.. 사슴피.. 이딴걸 드셨다고 자랑하신다..
옆집에 사냥꾼이 살아서 그랬다고 한다 ㅡ.ㅡ
사냥꾼 안살았으면 어쩔뻔했어..
나두 울언니처럼 고상하게 복숭아나 사과.. 이런거 드셨다고 해주시면 안대나...
사슴피 노루고기.. 노루간.. 이런거 머거따구 누구한테 말하나..
앗.. 쭈꾸미... 이건 진짜 맛이 조타.. 토실토실.. 야들야들.. 부들부들..
난 갠적으로 국물이 개운한 연포탕을 조아하지만 ^^
ㅋㅋㅋ
이거시 무엇인고 하니..
밴댕이다.. 밴댕이?
구러타 밴댕이 소갈딱지 가트니라고.... 할때의 그 밴댕이 맞다.
가시가 많고 먹을게 없어서 젓갈이나 담구고 만다는 그 밴댕이..
폐차장에서 훔쳐온 타이어 뼈다구에 숯불을 넣고
석쇠를 얹어서
밴댕이에 구운소금을 송송 뿌려서 굽는다.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울엄니는 소주 한잔 하시고..
마당 가득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꼬맹이 조카는 다리 아푸다믄서 방에가서 점 쉬고 오겠단다 ㅋㅋ
할무니.. 저 다리가 아파서여 점 쉬구 어께여...
오냐.. 울애기~
흠... 참으로 시골스러운... 더할나위없이 시골스러운 식탁이다..(아니.. 마당이다.ㅡ.ㅡ)
요새는 친구들하고 술을 머거도 삼겹살 이런거 보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곤 한다.
폼나는척 할라고...
요리를 먹어도 걍 한번 척척 구우면 그만인 고기요리 보다
수백가지 양념과 갖은 아크로뱃을 구사한 요리를 골라
수십가지 종류중에 드레싱 하나를 선택한 샐러드를 먹는 거스로
몹시 우아해 주시는 저녁식사를 하는 거시지...
이러케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대충 궈먹고..
대충 삶아 먹는 음식이야 어디... 시골스러워서리...
생각해보니... 요즘 유행하는 웰빙...
우린 애기때부터 웰빙족이어떤게야!!!!
아니 태아에 이쓸때부터...
마당에 앉아서 갓잡아 온 조개를 삶아묵고...
들에 나가 캐온 쑥으로 떡을 지어 먹고..
직접 담근 된장에 우렁 퐁당퐁당 넣어 밥을 비며 먹구...
이런 웰빙이 또 어디 이쓰랴..
ps.
그날밤에 울엄니에게도 양재동 활극 사건을 떠벌였다. ㅋㅋㅋ
수다 스러운 내가 참을리 엄찌.
울엄니는 그러다 큰일나면 어떡할라구 구랬냐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다.
일찍 일찍 다니라고 한소리 하는것도 잊지 않으신다.
역시.. 어무이.. 감동...ㅡ.ㅜ
구리고 울엄니 덧붙인 한마디..
"근디.. 그놈두 참.. 허당인개비다.. 가방을 뺏을라구 작심을
했으면 귀퉁박머리를 쳐서라도(ㅡ.ㅡ;;) 빼서서 도망가야지..
맥없이 뺏긴다니? 사내놈이 웬가니 들떠러졌는개비다..
니 근력에 아주 못당허겄었내비지?"
엄마.... 울엄마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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