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좋아 축구장 옆으로 이사했더니만
젠장... 아파트 전세가 머가 이리 비싼게냐고..
대출금 갚느라.. 축구
구경은 물건너 갔노라고 친구는 말한다.
야구 조아했으면.. 큰일날뻔 했다고만 말했다.
대출금과 지독한 전세금의 압박과는 무관한 얼굴로
축구장 옆의 서울의 달은
참으로 아름답기만
했다.
얼른 따다가 한입에 쏙 넣으면
박하향이 온몸에 퍼질것만 같은 한여름의 달
박하사탕 같은 달이
다음달께에도 또 한번 마음을 어지럽힐 예정으로
부지런히 차오르는 중이다.
다음달쯤의 달은 여름의 달과는 또 다를 게다.
조금은 더 시리겠지..
찬바람에 마음이 시리고
얇아진 달력 만큼 묵직해진 달이 떠오를 것이다.
다만, 달은 부지런히 차오르는데
주머니는 부지런히 박해져 간다.
아.. 명절엔 들녘만큼 넉넉한 주머니였으면 좋으련만
박하사탕 같은 달을 기다리는
아니, 차마 기다린다고는 말하지 못하는
가여운 직장인의 달밤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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