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 시절 연습장 한귀퉁이에 그려진 그림과
취 직 !!!
이라는 삐뚤삐뚤한 찬란한 고민의 흔적이다.
머리 속에는 공부와 취직과 미래가 우주폭발처럼
엉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은 머리속의 전쟁과 상관 없이
습관처럼 색연필을 들고 끄적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매주 월요일 주간회의 테이블에 놓인 각자의 회의록처럼..
회의록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하학적 예술작품이 탄생하기 마련이다.
그당시의 아이들이 다들 그랬던 것처럼 나도
필통에 색색의 색연필과 볼펜과 형광펜을 넣고 다녔다.
도시락만한 필통에 대한 집착은
수험생의 불안과 강박을 해소하는 탈출구 같은 것이었다.
나의 불안과 강박은 무엇일까..잘 모르겠다.
불안과 강박을 해소하기 위해 집착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그것도 모르겠다.
나는 조금 더 성장했나.
조금 더 성장했다기 보다 헤집으면 먼지만 난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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