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에도 꼭 206개의 뼈가 있다.
조금 찌그러진 뼈도 있고
모르는 사이 조금씩 부서져가는 뼈도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뼈마디 사이로
바람이 스미고 어긋난 뼈는 자리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그 뼈가 허물어 지거나
뼈중 하나가 사라지면
혼자서는 올곧게 서기도 힘겹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는데도
몇개의 뼈들은
어쩌면 내가 너무 소홀하여
돌보지 못해서
사실은 버티기 힘들다고 외치는 소리를
듣지 못한 탓일 것이다.
뼈가 몇개쯤...
흔들리고 있다가
어느새 주저 앉고 말았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부러진 뼈들을
사실은 모른척 하고 싶었다.
듣기 보다는 내가 더 크게 소리 지르고 싶었다.
모른척 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래 봤자 내가 죽어 없어질 일도 아니었으니..
그보다 더 아픈 날들을 이만큼이나 살아 냈으니
참을 만도 했으나
그래도 조금 아프다고 말해보고도 싶었다.
단지 푸념이었는데...
맞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주제에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었다.
어리석고 또 어리석다.
모르고 싶었고 모른척 하고 싶었고
모른척해주길 바랬고
또 알아주었으면도 싶었다.
그래서 미안하다.
어느 초등학교 앞에 붙은 포스터를 보았다.
우리반에 장애인이 있습니다.
누군가 꼭 돌봐주어야 할 친구...
누군가 꼭 돌봐줘야 할 사람이란건
꼭 206개의 뼈중 몇개가 부족한 사람뿐인 것은 아니다.
내몸의 뼈마디 몇개에서 전해지는 고통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마음에 부족한 몇가지가
나를...
나때문에 그대들을...
그대들을 아프게 한다.
나를 탓해도 좋다.
그러나 조금은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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