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돌아갈 곳이 있었던가..

영혼기병깡통로봇 2005. 4. 12. 02:50

 

막내딸.. 우리 막내딸... 우리 그렇게 망가지지는 말자

우리.. 돈없어서 망가지는건 없으니까.. 그래.. 없으니까 그런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망가지지는 말자..

 

어머니는 그렇게 통곡을 했다.

어머니는 그순간 부터

그새벽에 딸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통곡을 시작했다보다.

딸은 발 밑이 어디쯤인지도 모른채

땅밑으로 정신을 묻었고 

어머니는 내내 통곡을 하셨다.

 

늦은 새벽

수화기 너머에는 이제 겨우 잠이 들기 시작하셨을 어머니

의식이 혼미해져 가는 그 딸

그리고 그 어머니는

엄마가 술값내주지 않을거면 전화 끊으라는 딸의 목소리를 들어버렸다.

그 딸이

그렇게 말했다.

 

역정을 내시는 아버지께는

집에도 못들어가고 회사에서 밤샐때도

이렇게 한번쯤 전화해줘 보시라고

... 했다.

 

 

이렇게 망가지지는 말자

이렇게 망가지지 말자고...

어머니는 가는 숨을 겨우 뱉어내듯 자꾸만 자꾸만 그렇게 말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얼만큼 잘못된건지 모르겠다.

 

다 거짓이다.

소름돋는 위선속에 숨어서

아주 오랫동안 다른 사람인듯이 살아 질거라 믿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렇게 되기를 바랬다.

그저 바램이었다.

 

 

우리 딸이 자꾸만... 자꾸만 망가져 가는거 같어서 엄마가 슬프다...

그래도.. 우리 이렇게 망가지지 말자..

엄마도 없으면 그땐 넌 어떻게 살을래... 어떻게 살을래...

 

어머니의 잦아드는 목소리와 어머니의 탄식이

하루 종일 딸의 머릿속에서 윙윙 거렸다.

 

 

어떻게 살을래... 너 어떻게 살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