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궁금한 것도 많은 나이

영혼기병깡통로봇 2016. 1. 27. 18:31

애매모호한 단어가 스멀거리는 구질구질한 공기...

항상 기억해

지금 당장이야


한 번도 바뀐적 없는 블로그 타이틀이 한글자씩 그냥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저게 무슨 뜻이야.. 한다.

내가 써놓고.


오래 되었다.

그래서 낡은 이웃들을 돌아 보았다.

훗.

낡은 내 이웃들의 타이틀도 그냥 낡은채 그대로다.

나도 잘 살고 있다고 신호를 내보내고 싶지만 낡은 채로 두기로 한다.

우리는 그래야 할 것처럼.


하지만 낡고 허름한 오래된 회사 건물을 클래식하다고 우기는 나에게도

눈내리는 회사 담벼락 흡연 컨테이너는 매우 애매모호하고 구질구질하다.

10주년엔 남들은 뭘 하나에 대해 토론을 한 탓이다.


결혼 10년차!

그랬다.

신혼여행 사기 당해 9시뉴스에 나오고, 그걸 충당하자고 결혼식날 부주금을 엄마 몰래 빼돌렸으며,

낡은 가구, 낡은 TV 그대로,  혼자 살던 집에 남자 하나 들였던 그냥 그런 결혼을 한지 10년...


어쩌다 카톡으로 날아온 광고 소설 한꼭지가 시발점이 되어

아침 저녁으로 2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길에 소설 삼매경에 빠져 있다.


예전에... 나하고는 열살 쯤 차이나는 큰언니가 애를 재우거나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로맨스소설을 그렇게 대여점에서 빌려다 보곤 했는데 그 마음이 이제 이해가 된다.


손바닥이 간질거리는 달달함과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사라지는 즈음에 필요한 그 무엇!


서른 중반을 넘기고 나니 달달한 꿀물 대신 피가되고 살이 되는 밥한그릇 혹은 한알의 비타민이 필요한 나이

아름다운 이름의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정도의 필요로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날린지 10년 만에...


그렇다. 이제와 달달한 꿀물 같은 한모금의 무엇을... 궁금해 하는 중이다.


내가 그렇지 뭐...

별다른 거 있나. 다 똑같지

훗...


낡은 대문을, 깡통이 선물한 대문을 아직도 달고 있는 내 달콤한 이웃들에게

안부인사를 요따구로 대신 합니다.

잘 살고 있다는 뜻... 이랄까요





'깡통로봇의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코이카, 도전과 시작  (0) 2019.03.25
티타늄할배와 막내딸  (0) 2017.08.23
잘사는가에 대한 질문  (0) 2014.12.11
검게 그을린 마음을 던져버리는  (0) 2013.08.22
상실  (0) 201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