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의 당신이
그 때의 우리가
또 어느 만큼인지 기억도 나지 않은
어느 시절의 내가...
기억 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지금의 나는 말이다.
아.. 모자랐구나 하고 생각한다.
더 잘 살아야겠다고도 생각한다.
담배 한까치... 아직도 끊지 못한
죽일놈의 한까치를 검지에 끼우고
숭덩숭덩 하게 사부작거리면서
넘치게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푸른비에 옷자락 적신줄도
모르고 그 길에 이름을 찍더라..
또 비가 온다.
한참을 올것처럼 해놓고
또 그런둥마는둥
옷자락도 제대로 못 거두고
미친년 길가에 자빠지듯
날도 저물었더니라.
숨이 쉬어지면 눈을 떠보고
걸어지면 걷다가
가다 서서
멍청히 서있는 나를두고
또 흩어진 일들을 기억하면
쓸쓸하여지어 이름이
내 이름이 무엇이었더라 하였다.
그래도 하루밤이나 이틀 낮만큼
어느만큼이 지나면
서둘러 구겨진 옷자락을
버서내두고 비도 걷어 지면 비 대신
다른 무엇으로 다독여 질 것이다.
그러믄야 또 걷자꾸나
아까만하게 그때만큼의 우리처럼
슬그머니 걸어서
잊었던 무엇을 다시 찾으러
가는 설렌 녀석처럼
바삐 가 만나지었면
좋겠다.
그렇게
또 기꺼이 그 기억하지 아니하던 문제랄것들을
먼지만큼 무거운 기침을
뱉어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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