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 첫차는 5시 10분이었다.
아직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청평의 버스터미널은 매퀘한 연탄가스가 가득 했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동양의 여인이 큰 여행가방을 들고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피곤이 몰려온다.
낯선땅에서 맞는 새벽
내 몸이 외부와 그나마 교신하도록 도와주던
몇몇 기관들이 연탄가스에게 잠식당하는 시간동안
뿌리내리지 못한 마음도
묵직한 어둠에게 잠식당한채 휘청거리고 있었다.
간밤의 기억과 지난 몇주간의 너절한 일들이
그저 밤처럼 쓸려 내려가도 좋았을 것을..
그런건 그리 쉽게 버려지는 게 아니었다.
어쩌자고 혼자 이 새벽을 달려나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춥고 피곤한데도 정신은 말짱했다..라고 하면
좋았을텐데...
빌어먹게도 졸음이 내려 온다.
이 쓸쓸하고 먹먹한 새벽의 어둠속에서
두려움과 싸울 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저 졸리웠다니...
졸음이 내려오는 중에도
가증스럽게도 생각이 더 복잡해져 간다.
졸고 있는 건지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꿈을 꾸고 있는건지..
더욱더 힘들고 지쳐서 이제 모든게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욕심을 내는게 아니었다.
늘 그랬듯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얻어지는 것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언제나 심한 악취를 풍기며 게워내곤 했다.
찢어진 눈가죽 사이로 빌어먹게도 쳐들어 오는 일상의 천박함속에서라도 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러면 나는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했다. 한편으로는 그게 더 나를 불안하게 했지만..
그게 진심이었는지 가식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유를 모른 다는건
결코 정직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아닌 것들은,
순간적으로 예 혹은 아니오... 라고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진심이 아니거나
진심이어도 지금당장의 내가 아닌
앞으로 내가 바라는 나이거나,
지금은 아니지만 지나왔던 나이거나...
지금의 나이기 위해 흐트러져 있었던
나의 부스러기들일 거였다.
모르겠다.. 라고 하면 끝나는거였던가..
허허.. 웃으면 끝나는 거였던가
아니면 피를 토하다 못해 진액이 흐를 때까지
심연의 바닥을 박박 긁어대서 내장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답을 얻어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도 답을 얻지 못하면 그 뒤에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답을 걸 얻지 못하는 순간에
나는 마음을 닫았고
누군가는 온몸이 상처 투성이가 되도록
치열하게 싸우며 아침을 맞는다.
맞지 않는 옷을 탐하는 것은 일생을 사는 동안 끝없이 반복하고 말 어리석음임을 안다.
맞지 않음을 알면서 또다시 욕심내고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다시 벽을 쌓는다.
아마 20대의 중반쯤이었던 것 같다.
청량리 역을 서성이다가
그날도 헛되이 발길을 돌렸다.
여행이란 건 떠나는게 목적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거라면서..
나는 또 누구에게 돌아가기를 꿈꾸며
여행을 준비 했던가...
10년이 지난 이 새벽의 청량리도
그날과 다르지 않은 내가 서있었다.
더 진한 악취와 비열한 칼을 든 내가 서있었다.
아직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청평의 버스터미널은 매퀘한 연탄가스가 가득 했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동양의 여인이 큰 여행가방을 들고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피곤이 몰려온다.
낯선땅에서 맞는 새벽
내 몸이 외부와 그나마 교신하도록 도와주던
몇몇 기관들이 연탄가스에게 잠식당하는 시간동안
뿌리내리지 못한 마음도
묵직한 어둠에게 잠식당한채 휘청거리고 있었다.
간밤의 기억과 지난 몇주간의 너절한 일들이
그저 밤처럼 쓸려 내려가도 좋았을 것을..
그런건 그리 쉽게 버려지는 게 아니었다.
어쩌자고 혼자 이 새벽을 달려나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춥고 피곤한데도 정신은 말짱했다..라고 하면
좋았을텐데...
빌어먹게도 졸음이 내려 온다.
이 쓸쓸하고 먹먹한 새벽의 어둠속에서
두려움과 싸울 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저 졸리웠다니...
졸음이 내려오는 중에도
가증스럽게도 생각이 더 복잡해져 간다.
졸고 있는 건지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꿈을 꾸고 있는건지..
더욱더 힘들고 지쳐서 이제 모든게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욕심을 내는게 아니었다.
늘 그랬듯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얻어지는 것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언제나 심한 악취를 풍기며 게워내곤 했다.
찢어진 눈가죽 사이로 빌어먹게도 쳐들어 오는 일상의 천박함속에서라도 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었다. 그러면 나는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했다. 한편으로는 그게 더 나를 불안하게 했지만..
그게 진심이었는지 가식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유를 모른 다는건
결코 정직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믿었다.
순간적으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아닌 것들은,
순간적으로 예 혹은 아니오... 라고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은
모두 진심이 아니거나
진심이어도 지금당장의 내가 아닌
앞으로 내가 바라는 나이거나,
지금은 아니지만 지나왔던 나이거나...
지금의 나이기 위해 흐트러져 있었던
나의 부스러기들일 거였다.
모르겠다.. 라고 하면 끝나는거였던가..
허허.. 웃으면 끝나는 거였던가
아니면 피를 토하다 못해 진액이 흐를 때까지
심연의 바닥을 박박 긁어대서 내장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답을 얻어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도 답을 얻지 못하면 그 뒤에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답을 걸 얻지 못하는 순간에
나는 마음을 닫았고
누군가는 온몸이 상처 투성이가 되도록
치열하게 싸우며 아침을 맞는다.
맞지 않는 옷을 탐하는 것은 일생을 사는 동안 끝없이 반복하고 말 어리석음임을 안다.
맞지 않음을 알면서 또다시 욕심내고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다시 벽을 쌓는다.
아마 20대의 중반쯤이었던 것 같다.
청량리 역을 서성이다가
그날도 헛되이 발길을 돌렸다.
여행이란 건 떠나는게 목적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한 거라면서..
나는 또 누구에게 돌아가기를 꿈꾸며
여행을 준비 했던가...
10년이 지난 이 새벽의 청량리도
그날과 다르지 않은 내가 서있었다.
더 진한 악취와 비열한 칼을 든 내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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