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살아.. 너는 기억하고 있니..
우리 엠티만 가믄 홀에다 이름 써붙여 놓구 아무도 몰래 한마디씩 적어 넣었던 그종이란다.
오늘 또 밤마다 불끈불끈 치미는 머슴 스타일의 광기덕분에
온 집안을 홀딱 뒤집어 놓구 허리부러질뻔 하다가
또 지난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둔 상자를 열었다.
이건 아마 병인가보다.
지난일을 들추는 것은 미련이나 집착이 많아서 그렇다던데
난 어쩌면 미련과 집착이 인생의 전부인듯도 싶다.
어쨋거나 이걸또 쳐다 보믄서 키득키득 웃어댔다.
이게 언제꺼냐면... 넌 가기 싫다구 안가고...
나랑.. 과대표 하던 나이많은 아저씨랑
쌍둥이 주란이 등등이 만리포로 갔던 그 엠티야..
정말 기억에 많이 남던 엠티였찌..
기령이의 첫경험에 대한 충격고백... 이거 내가 테입에 녹음 해갖구..
너 들려줬었던거 기억나냐?
기령이 몰래 녹음해서 너한테 들려줬는데..
너가 기령이 한테 암생각 없씨.. 얘기하는 바람에.. 나 무쟈게 땀 삐질 흘려짜나.. ㅡ.ㅡ;;
구자식.. 지금은 애아빠가 대찌만 ㅋㅋ... 그랬던 기억이 나니 또 웃기는구나
그리고 새벽에 갯벌에 나가서 했던 촛불의식..
어찌나 경건해지고 또 기운이 나던지..마음이 너무나 평화로웠었어
촛불의식 까지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거기서 왜..
팔짱을 끼고 우리집에 왜왔니.. 하는 노래를 불렀는지 ㅡ.ㅡ;;;
마지막 한사람을 바베큐해서 바다에 빠트렸거든..
11월의 새벽에 말이야
그게 선열선배 였어.. ㅋㅋ
선열선배 기억나니? 해숙이랑 소개팅했다가 해숙이한테 퇴짜맞고 한동안
술주정을 들어줘야 했지^^
그 해숙이두 지금은 애가 셋이고 선열선배는 을지로에서 인쇄사
사장이 되었다더라.
근데.. 밥팅이 같은 흥원선배가 날 갑자기 번쩍 들더니 바다에 풍덩...
췟...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샤워실에서 찬물로 씻구..
선배옷빌려 입구.. 주란이 그앞에서 망보구..
그날이었나... 이미지 게임을 했었어..
자기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그림을 하나씩 그려 놓고 서로 맞추는 게임..
그리고 나중에 본인이 설명해주는 거 있자나..
난 그때 볼펜으로 엉망진창으로 엉켜있는 먼지처럼 낙서를 해놓은 그림을
그렸지. 혼자 낄낄거리면서..
근데 그그림을 보더니 다들 내꺼라구 하더군.. 어찌나 잘들 아는지 원 ㅡ.ㅡ;
그때 내가 설명 하기를... 보기에는 엉망진창이고 처음과 끝을 알 수 없지만
자세히 보면 그 줄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노라고..
그게 나이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내야 할 인생인거 같다고.. 그랬었지..
그게 21살.. 이었던거 같다. 하하...
지금보다 그때가 훨씬 어른스러웠던거 같지 않니?
우리 잘살자.. 닭살아.. 너두 요즘 참 많이 힘들어 하는 거 같다.
이겨내구.. 잘살자고 말하고 싶어서 낡은 낙서장 하나 올려봤다..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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