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이상한 나라의 깡통리우스

영혼기병깡통로봇 2006. 2. 22. 20:31

대강의 순서를 말하자면
엄마가 서울에 올라오셨다.
"부자이모"가 손을 다쳤다.
아니, 이모가 손을 다친게 먼저다.

아니다...

나에겐 부자이모가 하나있다! 이게 먼저다.

정말 심하게, 너무나 심각하게 부자인 이모가 있다. 있었다.


이모가 손을 다치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올라오셨다.
이모는 사기꾼들한테 속아 현금 150억을
앉은 자리에서 날렸다.
다시, 이모가 사기꾼에게 당했고
사업을 정리했고 집을 경매넘기기 위해
정리를 하다 손을 다쳤다 ^^

그래서 이모는 병원에 누워 있고
이모가 없는 빈집에 세 모녀가 숙식을 해결 하러 갔다.
이모네 집에 있던 수천만원대의 모피코트를 비롯한
갖가지 듣도 보도 못하던 명품들이 없어졌다.
드라이 크리닝 하려고 싸둔 침대커버 셋트도,
싱크대에 있던 고급 식기 셋트들도~
삼촌방의 옷장안에 걸려 있던 수많은 양복들도
이멜다 여사 만큼 구두에 미쳐있던 이모의 신발장도~
하다 못해 김치냉장고 안에 들어 있던 김치통도~
텅텅 비었더라~

그것도 이모와 친하게 지내며 언니동생 하며 집에 와서 살던 여인이..
이모가 사업문제로 잠시 피신하느라 집을 비운 사이에 홀라당 다 집어 갔더란다.

하하..
어찌 만나도 그런 인간을 만나는지...
아이디어는 좋고 추진력도 있었지만 배운게 너무 없다보니 어리숙하게 당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이모가 고등 교육을 받았다면 걸출한 인물이 되었을 거라고 인정 하긴 하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분한 마음에 나머지 물건이라도 챙기고자(ㅡ.ㅡ;;;)
이모집에 세모녀가 방문을 시도 한 것이라고나 할까..
일명 빈집털이범...

오늘의 수확물은
구찌신발, 토즈, 에트로 신발 세켤레..
에트로 스커트와 압구정 거리의 연예인들만 간다는
무슨.. 이름을 알 수 없는 수입브랜드 정장 한벌과..

서랍에 마구 굴러다니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시계가 여러개 있길래 그중 젤 값싸보이는 시계 하나를 그냥 살짝 주워왔다..

이모를 많이 걱정 해주는 척 하면서..
어떻게 그런 년이 다있냐며 짝짝쿵이 맞아서 욕을 하면서 쇼핑백에 하나씩~ 하나씩 담는 세모녀의 모습을 보라..

귀엽지 않쏘?
ㅋㅋ

사건의 시작은,
이모가 뚜껑이 확 열려 미치기 일보직전이던 상태,
그년들 줄바엔 걍 니들이 가져가라.. 라고 열쇠줘서
세모녀가 탐험에 돌입하였더랬다.

서랍에 마구 굴러다니던 그 시계...

가지고 와서 혹시나 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세계 5대 시계 브랜드 중의 하나고.
스위스에서 순수 수작업으로 만드는 시계고...
그 회사에서 만드는 시계는 가장 수수하고 저렴한게 500만원정도라고 한다. ㅡ.ㅡ;;;

손목에서 슬쩍 풀어 놓았다.
두려워서 어찌 만지랴...
도루 가져다 놔야 겠다 ㅡ.ㅜ

엄마가 이모 집에서 츄리닝 위에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있던..
쭈굴쭈굴하고 허접한 노란 조끼...
자려고 벗어 놓은걸 보니..
프라다네...

이모가 병원에서 갈아 입은 속옷과 양말을 아무렇게나
쑤셔 넣어서 세탁기에 좀 넣어달라고 부탁했던
작은 가방...
열어보니 에르메스더라~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이 나올겐가~
다 훔쳐간 뒤에도 나오는게 이정도면
훔쳐갔다는 것들은 대체 몬가???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다.

월급명세서에 찍힌 익숙한 단위, 익숙한 몇개의 숫자만이 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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