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6학년 글짓기 시간에
첫눈이라는 시를 썼었다.
내 손바닥에서 잠시 쉬어간 저 하얀 눈은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의미의 구절을 썼더랬다.
선생은 한참을 아무말 않고 서있다가
큰소리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를
부탁하였다.
대기의 어느 분자가 적당한 열을 만나
고체에서 액체로 순환하는
대자연의 순리가
몇개 나풀거리는
눈을 잡아다가
고사리 같은 손바닥의 온기로 이루어졌음일텐데..
그 어린 나이에 나는 인연과 내생을 믿었던가?
현실세계에서
도망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나이에 벌써..
차라리 그때 도망 갔으면 좋았을껄...
그러게.. 나는 이제 어디로
갈까..
2005년이 세시간 쯤 남았다.
시간이란 변함없이 연속선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누기를
좋아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는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줄 한줄 글을 쓸때에도 쉼표를 찍고 마침표를
찍듯이..
우리는 어느 시점에 쉬어가거나 돌아보거나..
혹은 잊고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살아갈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린.. 숫자 몇개를 쉼없이 날려보낸다.
2005년도.. 그렇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과거로
미련없이 떠나 보내야 한다.
새로운 미래가 우리에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남은 나의 싱글 프랜드일줄 알았다가
배신때리고 떠난, 다주어도 아까울 것이 없는 내친구 현주야, 내년엔 꼭 집장만해서 독립해라.. 사랑한다
세진아, 예쁜 아기가 찾아 올꺼야 걱정마라.. 넌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니 천사처럼 이쁜 아기가 찾아 올거야..
지현아, 요즘 괜히 투정이 많아진 지현..
내년엔 꼭 너를 아끼고 보살펴줄 사람이 나타날꺼야.. 힘들어 하지 마라
정인이, 선령이, 동일이, 곽군,
이쁜이, 용군사마, 피둥.. 뵹..
은선.. 민증, 창규, 재영엄마 그리고... 미웠다가도
연민을
품게하는 가련한 왕사장과 안이사..
올해는 나에게도 너무나 혹독했다.
그대들의 한해도 그만큼이나 혹독하지는
아니하였는지...
올 한해의 기억은 모두 새카만 우주 저편으로 꽁꽁싸매서 던져두어 보자
그리하였다가... 시간이
지나서..
언젠가 우리가 화려한 비행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을때쯤
잊었던 기억을 하나씩 꺼내 돌이켜 보면 우리의 인생을 안내하는
좋은 여행 지침서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다.
모두 행복하시길...
올 한해.. 그래도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뻔뻔 스럽게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 합니다.
연말대상을 수상한게 아니어서...
부모님에서 부터 사장님과 친구와 팬여러분과... 로 시작하는
인사말을 준비하면 되게 혼날것 같아...
그리고 인사드리고 싶은 분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만 대신할께요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꼭 행복하세요
이제 한시간 반쯤 남았어요
여전히.. 우리 회사는
월화수목금금금...
다같이 모니터 바라보고 앉아서 크리스마스를 맞이 하는 것도..
새해를 맞이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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