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이 그림일기

복합성피부를 가진 복잡한 인생이란 것은... 좌우지간...

영혼기병깡통로봇 2005. 11. 15. 11:59

복합성....

사람은 누구나 복잡한 법이다.

밀가루에 물부어서 만든 심장을 가진 사람이란 건 있을리 없을 테니..

 

그래서 그런 것일까

네가지 혈액형으로 성격을 나누는 것에 청춘을 버려왔음에도

나는 A형처럼 소심하고 O형처럼 명랑하며

B형처럼 쪼잔하다.(B형이 쪼잔했던가... 난 무엇을 연구한 것일까.. 그동안..)

 

아뭏든 내 몸을 관통한 혈액만큼이나

고작 30Cm도 안되는 내 얼굴도 나름대로 인생이 복잡한 모양이었다.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각질이

세월만큼이나 고스란히 남아 서걱거리는 모래사막같은 볼탱이와

그 반대진영에서는 모래사막따위는 상관없이

세상을 향해 숨쉬기를 갈망하는 모공에게 점령당한 코잔등이는

이글이글 불타는 분화구마다 끓는 기름덩이들을 분출하고 있는 중이다.

 

이른바... 30대 피부라는 것..

 

코는 번들번들, 피지가 잔뜩 끼어서 모공은 강남 복부인 아파트 평수 늘리듯
내코 좁은줄 모르고 매일매일 영역확장에 골몰하고 있고
볼땡이와 입주변은 이젠 네 나이를 잊지마~ 라고 외치듯이
수분을 주어도 주어도... 주름이 자글자글 하다.

게다가 각질은 또 왜 그리 일어나는지...

세상에는 30Cm 얼굴보다 복잡하고 우울하며 

또 쓸쓸하게 저물어 가는 것들이 산더미 같은데

 

나는 유독 저물어 가는 얼굴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못하겠다.

 

바야 흐로... 나는 여자인 것이다.

 

각질제거와 수분공급.. 에 좋은 올리브오일과 곡물..
탄력회복에 좋다는 계란 노른자를 골라본다.

올리브오일과 곡물이 분단된 싱크대 이쪽과 저쪽에서

튀어 나와 감격의 상봉을 맞이 한 순간.. 이라고나 할까..


영양분이 풍부한 달걀노른자와 곡물, 그리고 노화방지에 좋다는 올리브오일로
수분공급과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팩을 얼굴에 덕지 덕지 발라보기로 결심한다.


올리브오일(혹시 D*C에서 파는 올리브 오일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찬장에 있는 엑스트라버진오일을...것도 없으면 그냥 들기름..) 1~2방울, 달걀노른자 1개(흰자는 후라이 해서 먹는다), 꿀 1큰술(없음말자.. 먹기도 바쁜데 무슨..), 곡물가루 1작은 술

곡물가루는 여러가지 곡물이 섞인걸 팔기도 하지만
그냥 화장품가게에서 1000원짜리 한봉지 사자. 까이꺼 얼마나 하냐.. 살구씨가루, 율피가루....
사러가기 귀찮은가?
글타면..뭐 집에서 먹는 현미녹차티백을 한봉지 뜯어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
아니면 집에 있는 여러가지 가루들을 잘 생각 해보라.. 뭐라도 있지 않을까..
없으면 쌀이라도 도깨비방망이로 다져보자.

방법


1) 잘 섞는다 ㅡ.ㅡ;;;

2) 세안을 깨애끗이 한다.
스팀 타월로 모공을 자연스럽게 열어준다.
미련스럽게 뜨끈한거 얹지 마라 ..ㅡ.ㅡ

따뜻하게...하자

마음이 추울땐 뜨거운 모닥불을 삼키는 것 보다

체온만큼만 따뜻한 손을 잡아야 눈물이 멈추는 법...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안좋다. 탄력과 수분을 확 뺏기는 일임을 명심하자..
그냥 따뜻한 정도로 3-4분 올려두도록 한다.

3) 스킨을 화장솜으로 충분히 묻혀서! 불필요한 각질을 제거!

언제나 그렇지만 충분히 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충분히라는 것의 순간이 어디까지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사랑이 지겨울때는 너무 넘치거나, 모자라는 순간이었음을..

 

스킨 좀 아까워서 살짝쿵 적셔놓고 거칠거칠한 상태로 피부를 닦지 말자.

 

돈은 남친이나 남편 좀 갈구면 생기지만 피부는 안돌아 온다.



4) 팩을 얼굴에 골고루 펴 바르고, 얼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5) 10~15분 정도 마사지해 주고 미온수로 가볍게 씻어 준다.
곡물이 의외로 자극이 강하다.

태양을 마주하며 자란 탓일까. 겉보기엔 순한 자연의 냄새가 나지만

자연을 품은 것들은 대부분 일단은 자존심이 높은 것 같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그닥... 자존심은 없는 편이다.

태양을 등지고 산자의 비애인가.. 가진거라곤 똥고집뿐..

 

아뭏든  너무 오래두지 마셈 10, 15분이 적당..
평소 민감하셔서 따갑거나 볼이 붉어지시는 분은 얼른 닦으시고
차가운 우유로 패팅하여 진정시키라.. 살짝 솜에 얹어두어도 좋다.


사실 나만 그렇다.. 천연재료루 팩해서 문제 생기는 사람은
솔직히 지금까지 나밖에 못봤다..
박복한 인생이 피부라고 어찌 박복하지 않으랴..

6) 씻은 후에는 충분하게 수분 공급을 해주시오
평소에 사용하는 기초 제품을 사용 하면 되지만 너무 강한 영양크림으로 마무리 하는 것 보다
수분을 충분히 주고 보호막을 만들어 준다는 생각으로 마무리 해주시는게
대략 좋겄다.

7)가장 중요한 것은 팩한 후에는... 숙면을 취하자 .. 이거다.
팩 신나게 해놓구 바로 앉아서 담배 피거나
밤새 도박질을 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러나... 사실...
이 귀찮은 짓을 대체 누가 한단 말인가!


마음이 복잡할땐... 풀어 보겠다고 미친지랄을 떠는 것 보다

그저 스물네시간 이불 덮고 자는게 약인 것을..

 

아... 인생은 늘... 복합성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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