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이래도 살을 안뺄테냐...

영혼기병깡통로봇 2004. 3. 17. 10:46
이젠 더이상 장난이 아니다.
말로만 듣던 셀룰리트 현상이라던가.. 뭐라던가...
오늘 아침 옷을 입다가 문득 비쳐진 거울속의 나의 배는
마치 한라봉의 겉껍질을 보는듯 했다.
울퉁불퉁 뭉쳐진 지방이 급기야 살밖으로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건...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다.
뱃살을 빼지 않고서는 시집은 커녕 단명하겠다.
 
내친김에 뱃살빼기 십계명이란 걸 뒤적거려본다.
 
 
매일같이 유산소운동 (걷기,조깅,수영 등)을 하루 40분 이상 한다.
칼로리 소모뿐만 아니라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야 정상체중으로 돌아온 뒤 먹는 양을 다소 늘리더라도 더 이상 살 찌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나는 차를 세번 갈아탄다.

마을버스, 1호선 지하철, 2호선 지하철...

신도림역에서의 나는 아귀지옥에 넘어온 굶어죽은 혼령의 주둥이처럼 벌어진 전철문을 향해 전력질주를 한다.

난자를 향해 달려다는 정자충처럼 말이다.

이것도 유산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나...

2정거장 걷기 귀찮아서 마을버스를 타는 주제에...ㅡ.ㅜ

 

 하루 세 번,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하루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필요한 열량공급이 충분히 되고,
결식할 경우 공복감에 의한 과식이 이어지므로, 규칙적인 식사는 중요하다.
특히 두뇌는 당을 에너지 원으로 하므로 아침식사는 매우 중요하다.

 

-->> 정말 그런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아침식사를 해본적이 없다. 이젠 아침밥을 먹으면 졸립고 부담스러워서 일이 안될지경이다.

그래서 겠지... 점심을 많이 먹는건...

점심이란건 마음에 점을 찍는거라는데...

 

난 위속에 대형 원을 그린다.

 

 
 밥을 천천히 먹는다.
뇌의 포만 중추가 자극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 성질머리가 그다지 못되먹은건 아닌데..

그렇다고 성질이 급한 것도 아니다.

난 본질적으루다가 충청도 여인이다.

근데... 밥을 게눈감추듯 먹어치운다...

길바닥에 돈다발이 흩어졌다고 생각해보자.

한장이라도 더 줍기 위해 미친듯이 뛰어 다닐 것이다.

내가 밥 숟가락을 들었을때.. 아마 그런 심정인것 같다..

한알의 밥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먹기 위한 투쟁이라고나 할까..

이쯤 하면 나도 내 배도 막나가자는 거지요..

 

 

 담배를 끊는다.
흡연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증가시키므로 끊는 것이 뱃살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 ...이건 정말 할말이 없다.

맞는 말인것 같기도 하다.. 흡연량이 많진 않다.

몇일씩 안피기도 한다. 그러니 뭐 어떠랴 싶었다.

그러나... 죽을때까지 담배만큼은 못끊을 것 같던 사람이 홀연히 담배를 끊는 걸 목도한후... 나도 자못 반성이란 걸 했다.

술을 끊지 않는 한 담배도 끊지 못할 것만 같다.. 어무이... 죽여주이소

 

 흰 음식을 멀리하고, 검은 음식을 먹는다.
(검은콩, 검은쌀, 검은깨)
블랙 푸드(black food)의 경우 대사활성과 인슐린 작용에 관여하여
비만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현재 연구가 진행중이다.

 

-->> 난.. 하얀 쌀밥이 좋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청량음료를 자제하고 술을 멀리한다.
이들은 대부분 열량이 높으며 영양소 함량이 낮으므로 따라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말로 다하랴... 글로 다하랴.. 

어제도 새벽 두시까지 술을 마셨다... 소주, 맥주, 오십세주...

오늘도 술약속이 있다.

한동안 술을 멀리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내 배가 고민 스러울만큼 흉측한 몰골로 거울앞에

나타나게 된 것도 다  요즘 들어 잦아진 술자리 탓이다.

그러니 어쩌랴...

술을 멀리 하려면 사람도 멀리하고 사람도 멀리하면 일도 자연히 멀리하고...(이거 핑계 아니다... 사람을 만나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것이 프리랜서에게 돈이 된다. ㅡ.ㅜ)

 

 

 고기 대신 등푸른 생선을 먹는다.
육류의 경우 포화지방이 많은 기름 부위는 되도록 제거하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높은 생선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 그렇지..

역시 생선은 좋은 음식이다.

술을 먹을때도 회와 함께 먹으면 다음날 속이 편하다.

무쟈게 비싼게 흠이다.

시골서 방금 공수해온 껍데기가 그대로 붙어 있는 토종삼겹살을 두툼하게 썰어서 지글지글 구워봤는가...

고기집에서 파는 고기는 지방이 별로 없다. 있다 해도 탁하고

아무 향이 없다.

물론 살코기만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것이다.

그건 정말 고기를 먹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다.

정말 맛있는 삼겹살은 살코기 사이 사이의 행간(?)이 정말 예술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하얗고 투명한 행간...

그 행간의 묘미는 아는 사람만 안다....

 

 

걍 즐겁게 살아보겠다는 뜻이냐.. 반성하겠다는 뜻이냐 싶다.

처음엔 자아비판이라도 해보고자 쓰기시작했다.

그러나 쓰다보니 울화가 치민다.

 

그러면 보통... 이렇게들 말한다..

그래 잘났다.. 그러니.. 평생 그러구 살아라...

 

눼... 라고 대답하는 수밖에..

 

 

 

난.. 반성할만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