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4벽 민이

민이, 생애 첫번째 바다

영혼기병깡통로봇 2005. 8. 24. 15:30

 

여기는 바다!

인천의 을왕리 해수욕장 되겠습니다.

민이 6년 생애에 처음으로 바다에 첫발을 디디는 설레는(나만..) 순간입니다.

민이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궁금한게 많은데..

민이는 수영을 할까

민이는 바다를 좋아 할까

목욕하기도 싫어 하는데 미친듯이 도망치는건 아닐까

겁많은 민이.. 물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얼마나 얼마나....

내가 즐거울까... 으흐흐

조직사회의 폭력과 권력의 어두운 그림자에 굴복한 우리 쫄따구

민이를 위해 일요일, 차를 가지고 봉사차 나왔습니다.

"나는 차도 없고... 민이는 차도 없는 박복한 에미를 둔덕에 바다도 한번

못가보고... 으흑..."

 

"아씨.. 아라써요.. 내가 차가꼬 가면 댈꺼아냐.. 데꾸 가께"

 

으흐.. 그런 거였다.

그러나 우리 민이...

뭔가 심상찮은 공기를 느낀걸까?

난생처음보는 희안한 광경에 어리둥절..

 

엄마.. 분명 여긴 집이 아닌건 맞는거 같은데요...

산책나온거 같은데요...

차도 없고... 구멍가게도 없고... 계단도 없고.. 옆집 싸가지 없는 발바리도 없네요

희안하네...


본격적으로 뛸 준비를..

민이는 벌써 심장이 콩닥콩닥 뜁니다.

일단 손을 놓으면 로켓트 발사..!

일줄 알았는데....

...

 

쫄았나 봅니다.

우리 쫄따구를 따라서 한발 한발...

영문도 모르고 걷습니다.

 

조금만 더 앞으로... 쪼아~

뭔가 갱장한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내심 사악한 엄마의 두근대는 심장을

느끼기나 한걸까..

헉...

이상해요.. 뭐.. 물이 ...

뭔가.. 점점 낌새를 차려가는 민이였습니다.

엄마가 따라오는지 한번 확인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한번 쳐다봐 주고...

상황판단이 안되는 민이...


맛도 짜다..

물이 짜요!!!!

 

그렇지.. 바닷물은 짜단다.

어느 욕심 많은 영감이 흥부네 복바가지 같은 멧돌을 훔쳐다가 쓸데 없이

소금을 만들어 내는 바람에 소금의 무게에 배가 가라 앉았지..

그래서 바닷물이 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물고기가 열라 헤엄치느라 땀이나서 짜다고들 하지만

그건 다 엉터리란다.

 

바닷물이 안짜면 전복이며 옥돔이며 아나고 해삼 멍게 말미잘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지...

맨날 붕어매운탕만 먹을 순 없지 않겠니?


아... 엄마는 똑똑해요..

근데 참 이상한건요~

물이..

점점 ... 깊어 지네요? 그죠? 엄마도 몰랐죠? 그럴거에요..

 

음...

글쎄... 그건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거란다.


예에....

설명 다 필요 없고!

 

난 지금 너무 놀라서 염통이 쫄깃해질라고 해요

언넝.. 잽싸게.. 날 안으셈.. 

흐흐흐...

민이야.. 이날만을 기다려왔다.

 

어라..?

장난하셈?

이러다 주례사 한번 못듣고 황천 가겠어요..

(너.. 세번이나 시집 갔어 ㅡ.ㅡ)

긍가.. 어쨌든!

 

얼결에.. 민이는 그만!

 

민이는

 

수.영.을.했.습.니.다

 

개헤엄의 진수를 목도했습니다.

소원을 이뤘습니다.

의문1. 민이는 헤엄을 칠까?

헤엄을 칩니다.

의문2. 민이는 바다를 좋아할까?

안좋아합니다. ㅋㅋ 미친듯이 겁먹었습니다.

두려움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오나 봅니다.

안아주는척...

하다가 뒷걸음질치기...

대놓고 도망가기...
멀리 가면 갈 수록 미친듯이 따라 옵니다.

제발... 살려주시오

이때 살짝쿵 드러나는 허벅지...(19금 장면 되겠습니다.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소심하게 주의를 줄 필요 있습니다.)

 

나 잡아봐라~

바다의 하이라이트....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 예정이었는데

왜 웃기기만 한지... 나는 진정 사악한 인간인걸까요

조금만 더...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야광빤쮸도 측측해 져 가고

슬슬 뭍으로 돌아옵니다.

민이... 이제 안정을 찾은 것 같습니다.

구원의 땅에 도착한 표류견 민이...

회한의 눈빛으로 바다를 바라 봅니다.

그토록이나 심연의 바다를 갈망하던 엔조와 자크가 무색할 만큼...

이제 초췌해진 몰골... 헬쑥해진 쇄골뼈를 후들거리며

울고 있습니다.

돌아갑니다.
 

안정을 찾은 민이..

이제야 모래 사장을 뛰어 다닙니다.

머리가 나쁜건지... 태생이 명랑한건지 ㅡ.ㅡ

좀전의 생사를 넘나들던 고통의 시간은 다 잊은채

 

즐기고 있는 민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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