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이 그림일기

[에꼴로지 그림일기]꿀단지 속에 갇힌 미련한 곰마냥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6. 7. 10:15
이사를 마쳤습니다.
넓고 깨끗하고(비록 자연학습장이지만....정말 지구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숨을 쉬고 있더군요..)안락하고 평생꿈꾸던 그런 나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이루지 못한 건 단 하나.. 욕조가 있는 욕실을 갖는거긴 하지만 지금도 너무도 훌륭합니다.
작업실이 따로 있고 거실도 있고 침실도 따로 있습니다.
컴퓨터에 앉아서 한참 일하다 말고... 마구마구 걸어서 화장실을 가본 것도 처음이고.. 옷장에서 옷을 꺼내기 위해 서는 손만 내밀면 됐었는데 지금은 한참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만 그정도 불편함은 튼튼한 다리로 해결가능합니다. 또 밥상을 펴놓았는데 옆으로 서서 걸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 욕실에서 서서 샤워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무허가 건물 철거하러 온다고 걸핏하면 삐약거리던 구청공무원 친구놈에게 자랑스럽게 집들이 초대 전화를 합니다. 또 전기요금 수도요금을 주인아줌마한테 계산해 주지 않아도 내앞으로 영수증이 날라옵니다.
그리고 싱크대에 개수대가 두갭니다.(두개!!)
세탁기를 욕실에 두지 않아도 됩니다. 세탁기를 욕실에 두면 목욕할때 대충 벗어서 올려 놓을 곳도 마련되고, 그냥 옷입은채로 들어가서 세탁기에 바로 넣어도 되는데 지금은 세탁실로 옷들을 싸들고 들어가야 되고 또 샤워할때 변기로 물이 튀는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없어진 점은 좀 아쉽지만 그것도 참을만 합니다.

그런데...
넓은 집에... 넓고 깨끗한 집에 혼자 앉아 있으면 매우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왜이리 허전한건지...
이렇게 좋은 집에 같이 있고 싶었던 사람이 꼭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아니.. 정말 이런 공간에 혼자 있으면 너무너무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며 살때는 죽어도 안생기던 집이... 혼자 남은 하루가 견딜 수 없이 적막한 지금은 왜 덜커덩... 이런 집이 생겨 버렸을까요?
진짜루요... 저 곰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두 행복하게 살아 보려고 합니다.
라소마 언니가 옆방으로 들어 오기로 했는데 집을 맘에 들어 할지 모르겠어요. 이젠 혼자 살지 않을 겁니다.
자폐증이 점점 심해지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