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이 그림일기

술과의 전쟁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6. 14. 00:31
술과 전쟁을 한다
패배자의 찌든 오기처럼
오늘 또, 전쟁을 선포한다

몽롱함
그 힘없는 패배
한밤의 쓰린고통과
악몽인 것 같은
하루의 씁쓸함이 싫어서
그래서 술을 이겨버려야 한다

단숨에 목구멍까지
쳐들어 오도록 할 것
내가 먼저 넘어지기 전에
그놈이 날 삼켜버리기 전에

술인지, 내 쓸모 없는 고집인지
가을을 이겨내지 못한
내 힘없음인지
아니면 인생의 길모퉁이에서
지쳐버렸음인지'
지고말 싸움에 말려들게 하는 것은

난 오늘도 술과 전쟁을 한다
이겨보지 못한 슬픈 싸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