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해줄께

영혼기병깡통로봇 2010. 5. 24. 18:50

남편과 전쟁 중이다.

흠...

나는 내남편이 뭔가를 "해줄께" 라고 말하는게 싫고

남편은 내가 말꼬리 잡는게 싫다.

전쟁의 시작은 그러니까 어휘선택의 문제라는 뜻이다.

 

우리 남편에게 마누라는 무심코 흘린 한마디를 냉큼 주워서 휘두르는 패악의 괴수다.

 

북한은 어중이떠중이라는 과감하고도 목캔디스러운 단어를 선택하며

전쟁불사의 의지를 드높였더랬는데

고작... 해줄께... 라는 마땅히 본인이 해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친 냄새를 풍기는 하트뿅뿅 대사에 격분하는 나는 

전쟁선포라기 보다 다분히... 서로 삐져 있는 중이다.

 

한계가 없는 보복 타격, 자비를 모르는 강력한 물리적 타격은... 저 너머에...

왜 삐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고마워요~~ 하면 만사 오케이! 일거라고 얘기들 하시겠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냥 고맙다고 하기엔 어쩐지 억울하다고 누군가가 내 귀에서 울부짖고 있다.

이놈과의 악연은 질기고 길고... 끈끈하다.

이놈을 잡아 족쳐야 하는가....

 

난...

억울한건 자고로 못참는다.

어쩌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