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서 후배는 김동률의 새 노래를 틀었다.
나는 김동률이 싫어요! ㅠ.ㅠ
후배는 까르르르 웃는다.
이젠 잊을때도 되지 않았어?
너도 경찰서 가서 조서 써봐 잊혀지나...
벌써 3년이나 지난 일이거늘 김동률의 노래를 들으면
인천경찰서 공순경과 마시던 현미녹차가 생각 난다.
다시는 동률스의 음반을 사지 않으리 라고 맹세하며 살아 가고 있..
지만..!
어쩔 수 없다.
결국은 취하게 하고 마는 그의 목소리
어찌 거부하랴
머리와 뜨끈한 피는 언제나 따로 국밥인 것을...
일요일에는 직원 딸래미의 돌잔치가 있었다.
남편과 함께 간다.
우리 회사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 울남편과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다.
대충 사는데 일가견이 있는 깡통은
초대장도 대충보고 저녁일거라 짐작하고 띵가띵가 놀고 있는 와중
왜 안오냐는 전화를 받았다.
지쟈스...
후다닥 옷을 입는 나에게 남편은
그럼 나는 집에서 뭐하지?
라고 말했다.
안간다고 말한적이 있던가.
나는 그럼 집에 있어야 겠다라고 했나? 원래 안가기로 했나?
아니면 씻으려면 오래 걸리니 혼자 다녀와 라고 말했는데 내가 못들었나?
내가 빈정 상하는 일은 언제나 똑같고
그가 빈정 상하는 이유를 달리 이해하는 일도 똑같다.
그저 삐진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그것으로 상황종료라고 안도 하는 것도 똑같다. 빈정 상하는 이유같은 건 개나 주라지...
다시는 동률의 노래를 듣지 않겠노라 맹세 하면서도
목소리의 떨림에 절로 감탄사를 내뱉고야 마는 이 단순함과는 다른 일이다.
이것은 사랑하기 때문에...거나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가 아닌
살아가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포기와 타협일 것이다.
전보다 떠 빨리 웃고 전보다 더 빨리 잊는다.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수많은 말들을 전보다 더 빨리 거두게 된다.
그래서 불행 하냐면 그렇진 않다.
갖지 말아야 할 욕심을 가져 놓고는 포기한다는 단어를 쓰는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건 나의 아집... 독선...
포기 되지 않아서 슬픈 건 다름 아닌
내 욕심일 것이다.
직원들이 해준 생일파티...
고맙다. 제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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