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카피를 만나면 가끔 마음속애 새겨두곤 한다.
좋은 카피는 시처럼 마음을 녹여주기도 하고
잊혀져가는 감성의 바다를 조금씩 일렁거리게 하기도 한다.
그 떨림!
500페이지의 긴 소설보다
짧은 한줄의 카피가 마음을 다잡게 해줄때
카피의 위력을 실감한다.
나는 메신저 닉네임 바꾸는게 취미다.
매일 매일 기발한 닉네임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이 그로인해 기쁘게 하하하 웃으며
한마디
건네고 가는게 기분좋다.
그건 그사람의 하루가 즐거울 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아주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전광석화처럼 천재적인 닉네임이 떠오를 때도 있지만
닉네임을 짓기 위해 오전내내 고심하는 날도 있다.
그럴때면 나의 언어적 한계에
대해 좌절하며 창작의 고뇌에 휩싸이게 된다.
ㅡ.ㅡ;;;
그 때문에 책을 읽을땐 항상 펜과 메모지를 들고 좋은 구절을 메모해 두는 편이다. 늘 그런건 아니지만...
하지만 일단 적어 두면 나중에 슬쩍 베껴쓰기도 하고
평소엔 두고두고 마음을 닦기도 하고
또 거기에서 필받으면 더좋은 구절을 만들어 내놓고 행복해질 수도 있다.
신이시여... 진정 이걸 제가 만들었나이까... 하면서..
특히 좋은 구절이 많은 책은...
감성적이고 필이 좋은 구절이 필요할땐 순정만화를 보는 것이 좋다.
가끔 영혼의 저 깊은 바다속을 찌릿찌릿 울려주는 감성카피들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때나 폼나는 말을 해주고 싶을때는 광고나 마케팅 서적을 참고 하기도 하고 또 가끔 영화전문잡지를 보면 보석을 발견 하기도 한다.
좀 독특한 문체나 재밌는 표현이 필요할때는 무협지를 보기도 하고 이나중탁구부 같은 엽기 천재만화가의 만화를 보기도 한다.
좀 잘난체 하고 싶을때는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철학 서적이다!!
이것은 거의 정확학고 강력한 데미지를 발생한다.
하지만 너무 난해해서 흥행에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와일드 카드로 사용해야한다.
만약 누가 나에게 화가 나게 했는데 대놓고 욕은 못하겠을때...
그러나 도저히 그냥 참지는 못하겠을때
그사람이 볼 수 있도록 닉네임을 지어 놓고
수시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반복한다.
그러면 모니터 우측 하단에 창이 계속 번쩍일테니 그는 보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그가 너무 미련한 바보라서 눈치를 못챌지도 모르지만 말못하고 끙끙 앓는 것보다 속이 후련해진다.(너무나 소심한 ..나..)
얼마전에는 사장이 뭔가 나에게 얘기를 하는데 좀 짜증이 나 있다는 것을 내가 느낄 수 있을 만큼만 참는 것 같았다. 즉, 나에게 본인이 뭔가 참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거 같았다.
그래서 닉네임을 " 참을꺼면 티내지 말고 티낼꺼면 참는척하지 말것" 이라고 했다.
효과 좋았다.
그사람이 바로 연락이 왔다. 제가 뭔가 티냈나요? ㅜ.ㅠ
라면서...
나는 아니오 라며 씩 웃어주고 식사하셨냐고 너스레까지 떨었지만
속으로 짜슥... 그러니까 까불지 말란 말야...
라고
쾌재를 불렀다.
음... 쓰고 보니 참 나쁜 버릇이다.
소심하고 째째하고 꽁하며 두고두고 앙심품는 A형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그렇다..
나 겉으로는 O형이지만 속은 꽉 들어찬 A형이다.
그래서 일명 OA형이라 부른다. ㅡ.ㅜ
하지만 정말!!!
별것 아닌거 가지 고민하고 화가 날때가 있다.
그리고 참아지지 않는 때가 있다.
자신이 생각할때 난 좀 소심해서 먼저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거나 손을 내밀 자신이 없다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한 뭔가 다른 무기를
발명하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카피 베스트
베스트~~~
:: 식빵은 쫄깃한게 맛있는
거예요 (샤니 쫄깃한 아침)
:: 간단함은 세 번째 특징이지만 중요하니까 첫 번쨰로 소개합니다. (빅터)
:: 사람은 기술이라는 팬티를 입는 원숭이다 (히다찌)
:: 촬영은 죽이지 않는 사냥이다 (캐논)
:: 남자의 성공에는 아무 트릭도 없다 (소니)
:: 드럼을 두드리기 전에는 사람을 치는 것이 직업이었다 (야마하)
:: 아버지, 1년에 한 번 있는 평생의 부탁이에요. 꼭 들어주세요 (카시오
악기)
:: 좋은 붓은 그 끝이 항상 한 올입니다. (고려시스템)
:: 결혼했다고 전화번호의 절반을 버리는 여자는 바보! -마이웨딩 잡지
:: 새벽 2시에 나가보면 성공사업이 보인다. - OK, 써클 K
:: "저희에게 돈을 보내주시면 당신의 치질을 당장 고쳐 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돈과 치질을 그대로 갖고 계십시오". (어느 치질약)
::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니터이지 당신의 눈이 아닙니다. (EIZO)
:: 나무-그것은 산에 사는 다목적 댐 (유한킴벌리 기업PR)
::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으로...
자잘한 일상을 콕 집는 앙증맞은 유머와
따뜻한 웃음!
(한겨레 비빔툰 단행본 광고)
:: 당신의 아이디어가 빵이 됩니다.(아임베이커 빵 공모전 카피)
:: 살인자도 독자까지는 못 죽인다.(산호문고)
:: 옷소매에 쓰윽 문질러 껍질째 먹는 시대를 열어갑니다.(한국자연농업협
회)
:: 네가 바로 내 청춘이었어 (아사히 미니통)
:: 끝날 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아사히 미니통)
:: 청춘이라는 계절 (아사히 미니통)
:: 당신이 잠들때 에이스는 깨어납니다. (에이스침대)
:: "내 머리를 백만번쯤 만져도 좋아" (요시모토 바나나 ''물거품'' 중)
:: 새롭지 않으면 전통이 되지 않는다" (일본 전통공예 전시회)
:: 아가씨라고 부르면 ''네''라고 해보는 겁니다.(신세계백화점)
:: 당신의 음향감각과 영상수준을 알고 있습니다.(대한극장)
:: 티코를 샀다. 참 쉽게 샀다(티코)
:: 작년엔 기차를 타고 왔다. 올해엔 티코를 타고 왔다.(티코)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안할 수 있는 자유(클럽메드)
:: 크리넥스로도 닦을 수 없는 그리움이 있다 (크리넥스 티슈)
:: 선거를 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습니다.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
:: 여자이기 때문에 행복하다 (현대백화점)
:: life에는 ''if''가 있다. (일본 ??보험회사)
:: 바람이 달라집니다. 마음속에서 아주 천천히 부드러운 봄이 피어납니다
(현대백화점)
:: 실수가 세상을 만든다 (NG TV)
::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또 아름다워진다 (아사히 미니통)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 (클럽메드)
:: 가끔은 뒤돌아보고 싶지도, 멀리 내다보고 싶지도 않을 때가 있다. (한
불화장품)
:: 당신이 잠들 때 에이스는 깨어납니다 (에이스침대)
:: 창이 시를 읊으면 마루는 꿈을 꾼다 (이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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