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후배 제리~
내인생의 퓨처플랜이란 것도 세워본적이 없는데~
너의 퓨처플랜에 조언을 해달라니.. 거참 난감하구나
난데 없는 권고사직에는 조의를 표한다.
그건 천재지변과 맞먹는 일이니 그냥 자다 봉변당했다~
그리 생각하고 털어버리려무나.
나의 인생 모토는 닥치는 대로 살자… 주의야
즉… 회사나 일을 고르지 않는다!
불러주면 무조건 간다는 거...였어
물론 지금은 아니지
나름대로 나에게 자존심정도는 세워도 될만큼의
세월의 딱지가 앉았다고 생각하니까...
그 당시에 후추도 부르길래 고민하지 않고 합류 했고
과일가게도 부르길래 갔고
킹스톤도…
두산도…
후추도 딸랑 세명 있었던 작은 회사였고.. 비젼도 없는..
킹스톤도 마찬가지.
지금은 어마어마해졌지만 그 당시의 과일가게도 마찬가지...
왜냐면 당시 나에겐 뚜렷하게 내세울 장점이 없었기 때문이지
끝내주는 디자이너도 아니고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기획, 홍보의 귀재도 아니고
굉장한 학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력이 화려하지도 않고….
다만 공통점은.,.
내가 그만 두는 시점에 사장들이 나를 욕심내게 된다는 것..
그렇다면 나의 장점은?
잘하냐? 똑똑하냐? 착하냐?
전혀 아니다.
그저 우직한거!
죽도록 일하고 끝날때까지 일하고… 합의, 협상, 절충, 타협 하는 약간의 비겁스런 미덕!
살짝쿵만 비겁하게 살면 인생이 대체적으로 즐겁단다.
네가 스스로 평가한 너의 장점이라는 여러가지 것들은
일단 맡겨놓으면 우직하게 끝낸다 라는 컨셉보다는 위험한 요소가 많다.
객관적인 평가기준이 없다는 게지
남다른 시각이라는 것도, 많은 아이디어라는 너의 자부심도
무기 일수도 있고
오히려 널 뾰족하게 만드는 폭탄일 수도 있고…
가끔 너와 얘기를 하다보면 합의, 협상 절충, 타협…을 니가 좀더 배우지 않으면 동료들 사이에서 네가 고립되지 않을까 싶을때가 있다.
그게 너의 팀장이 너에게 느낀 부분이 아닐까 싶네…
서운하려나.. 알지? 군더더기 없이 얘기 하는거?
다만 너의 남다른 시각이나 아이디어라는 장점을 위한 객관적인 평가가 결과물로 나온 것이 있는가???? 그때는 뭔가 달라 질 수 있겠지
현재로서는 그걸 너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경쟁력은 아니라고 본다.
즉!
어디든 부르는데 달려가서 결과물 만드는게 최선이라고 봐….
그렇다면 모대행사 팀장의 제의가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네가 고민하고 있는 영업력, 협상력이 부족한 부분? 그거...하기 싫은 게 아니라면 하면 되고..
장기적인 비젼이 없는 것? 그렇다면 너의 목적을 장기적인 비전으로 두지 않으면 되지..
내가 아쭈리더러 과일가게 들어가라고 했을 때 했던말 생각나지?
이 회사는 오랫동안 몸담을 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빡세게 1년만 버티면 넌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한말...
그 회사가 너를 필요로 한다기 보다 네가 그 회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인 건 아닌지 잘 생각해보는게 좋겠다.
그러니 비전을 찾을 수 없다면 윈윈할 수 있는 다른 장점을 찾아~
아주 다른 길을 갈 수는 없잖니?
돈이 있어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혀다른 업종에 신입사원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FACT!다.
6,70년대 먹고 살기 바빴던 사람들이
멋지고 좋은 집 지을 줄 올라서 네모 반듯한 시멘트집을 지었겠냐..
당시엔 그게 최선이었기 때문이야..
당장 먹고 살아남는게 우선이니까..
오죽 답답하면 다같이 살기 힘든때에 이런 글을 남기고 조언을 구하겠냐만
내가보기엔 너의 지금의 고민들은 고민할 거리가 아닌 것 같다.
장점이고 경력이고… 비젼이고… 현재는 니 몸에 달라붙어 있는 군더더기들일 뿐이야..
넌 장점이 많은 녀석이야~
너처럼 인생을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을 몇 못봤다.
인생에 대해 적극적이고 전투적인 사람들은 모두 성공하드라.. 평균적으로 봤을때...
다만 너의 고집이 아집이 되지 않길
집중이 독선이 되지 않길
선택이 편견이 되지 않길
건투를 빈다.
평균안에 꼭 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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