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이틀째 안깬다.
역시 늙으면 죽어야 할까보다.
이틀이 지나도 술이 안깬다..
또 지갑을 잃어 버렸다.
빌어먹을... 나이를 먹어도 이병이 고쳐지질 않는다.
동사무소 가기도 지겹다.
사진도 없는데... 이 찐빵처럼 부푼얼굴로 또 사진을 찍어야 하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젊었을때 증명 사진을 많이 찍어 놓을 걸 그랬다는 후회를한다.
그리고 아침 10시부터 마라톤 회의중이다.
멀쩡한 정신으로 앉아 있을리가 없는데
자꾸 물어 본다.
콱 그냥...
나도 좀머씨처럼 날좀 내버려두시오...라고 말하고 벌떡 일어나는 상상을 한다... 혹은 19층 꼭대시 헬기장 모서리에 걸터앉아 표주박 하나들고... 소리치는 거다.. 야 ... 이 ... 개에~자식들아아~~
때로는 세상보다 훨씬... 더 시끄러워 지고 싶다.
힘껐 괄약근 조이고 흉배 가득히 숨을 들이키고 배꼽밑 단전에 50억년 지구를 떠돌던 에네르기를 20년동안 모아두었다가...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되면 ... 그 어느날...
혹은 예수가 화려한 조명발 받으며 다시 등장하고 하느님을 믿는 자는 몸무게의 중경에 관계없이 번쩍들려 젖과 꿀이 철철 넘치는 천국으로 텔레포트한다는 그날 쯤에
나는 반드시...그리 할 것이다.
... 소방관아저씨의 굵은 팔둑에 안긴 저 튼튼한 물대포를 백만개 합친것과 같은 힘으로
야... 이 ... 개에~~ 자식들아~~~
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사만오천구백마흔다섯번째 외치고 있을거다...ㅡ.ㅡ
그리고 쇠주랑... 계란말이랑... 해물파전이랑... 옆에 놓인 계산서도 가끔 힐끗 서리면서... 주머니 사정에 맞게 소주를 두병 먹을거지 세병먹을 건지 열씨미 계산할 거다.
반드시.. 그리 할 것이다.
까불구 있어 자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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