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2001년 7월 11일 수요일 새벽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6. 9. 21:01
지금 새벽 2시 반....
매일....잠을 못이루는 ...너무도 긴 이밤과 아무에게도...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낮시간이 끔찍하게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가 견딜수가 없다.

고작 이러려고 홀로서기를 한게 아닌데...
회사 좀 그만 뒀다고 이렇게 폐인이 되갈 줄은 나도 몰랐네 정말...


내가 잘못말한게 하나 있어.
내가 이렇게 힘든 몇주동안 너에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던건... 그냥 자존심때문에 그런건 아니었던거 같다...
그까짓게 뭐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구... 너두 회사에서 힘들었던일 나한테 얘기해주고 나한테 위로받고 싶어해서 늘 감사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라..
어떻게.... 뭘 말해야 할지 몰랐어.
도대체 이렇게까지 엉망이 된이유를 몰랐으니까...
나는... 일하는거...만큼은
어디서 무슨일을 해도 정말 대단한 인간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 그렇게 되지 않으면 내가 견디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회사에서 내가 정말 중요한 인간이라는거 내 스스로 느끼면서 더 힘이 생기구... 더 많이 일할 수 있게 되구 그랬는데..

지금은 아.... 정말 아무도 지금의 나를 그렇게 말해 주는 사람이 없구나.
그런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겠을 뿐더러
문제고 뭐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 빨리... 이것만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
끔찍하고 괴로워도 도망 갈 수 없는 상황인거...
좌절하고 슬퍼하구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걸 끝내고나서 나야만 내 머리속을 정리할 여유를 갖게 되는 상황...

시작부터 좀 겁이 나긴 했지만 지금까지 한것처럼 아무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씩씩하게 하기만 하면 될줄 알았거든.

어제두 겨우겨우 500 세잔에 필름이 끊기다 시피해서 새벽 두시에 겨우 잠들고...
새벽 5시에 깨서 ...지금까지 또 불면의 밤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어쩌면 좋은지...모르겠다.

이렇게 너한테 말해도 넌 괴로울텐데..
너두 힘들고 어려울텐데 ....

이 메일은 나중에.... 정말 나중에 너에게 보여줄께.
그때가 올지 안올지는 지금으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바보같이...

오늘도 하루종일 네 전화를 기다렸는데... 너가 전화를 안해서
이젠 정말 우린 가망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또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고
온라인에 접속해서 쪽지를 보내오는 사람들에게 칼을 던져댔네...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사람들은 또 미안하다 그러구... 엉망이야...

잠깐동안 정말 2분정도 핸드폰을 꺼놓구 있었는데... 그때 전활 했더랬구나...
참... 이렇게 엇갈리기만 하는구나 우리는...
지금에야 음성 확인했어.

어제 우리가 했던 이야기들... 너가 힘들게 내뱉었던 말들....
우리 마음속에 상처로 남게 되겠지...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도저히 회복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력하려고해
후회하지 않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이대로 포기하면 후회하게 될테니까...
어쩌면 더 길게 붙잡아서 더 깊은 상처만 남기고 결국은 끝을 보게 될지도 모르지만 겁먹지 않을거야.

잘해보자.... 우리... 정말 잘해보자

많이 이해하고...
그동안 너를 향한 마음과 너를 향한 언어들이.... 내 생각과 다르게 부서진채로 널 향해 던져져서 너에게 상처입혔던 일들....모두 잊을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할께
내 마음에 선 칼날이 원래는 날 향한 거였는데.. 내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널 다치게 했던거...

앞으로 내가 더 많이 사랑할께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