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IC를 빠져나가 얼마 되지 않은 곳에 숲이 우거진 길에 수줍게
소박한 간판하나를 볼 수 있다.
상록수의 작가 심훈이 살던 집 "필경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그저 식당이 아니라 향토음식체험장이라고 굳이 타이틀이
있는 이유는 식당에 앉아서 상을 받아 보면 알게 된다.
마치 펜션 같은 식당의 모습
향토음식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소박하고 거친 건물이 아니다.
이것도 참 좋은 느낌을 준다.
깻묵장, 깻묵탕이라고도 하는 이 걸죽한 국? 탕? 은
들깨를 갈아서 된장과 김치를 넣고 끓여먹는 당진의 향토 음식이다.
모든 음식은 손수 재배하고 (재배라고 하기도 그렇다... 식당 근처의 땅에서 주인 아주머니 혼자 아무렇게나 키우고 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키우는 그런 재료들) 다듬고 만들어서 내는... 말그대로 촌스러운 충남 서산, 당진댁 아줌마 음식이다.
난 참 흐뭇했다.
서산댁 울엄마가 해주던 음식들이라... 피식피식 ...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이것도 그랬다.
비린맛에 익숙한 서산사람들은 이렇게 별 양념없이 생선을 쪄먹는다.
서울 사람들 처럼 구워먹고 양념많이 넣어 조려 먹지 않는다.
같이간 일행들의 호기심 가득한 맛보기를 보며... 난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아..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특별한 맛중에 하나...
드룹튀김이다.
날이 구져서 약간 눅눅해진것 빼고는
아... 처음엔 아카시아 튀김인줄 알정도로 향긋했다.
음... 드룹을 이렇게도 먹으니 새롭다.
이 드룹도 직접 근처 들에서 뜯어 오신 거란다.
원없이 두번 세번 시켜먹었던 단호박 찜과 통팥 인절미... 팥도 직접 삶고 찌고 만드셨단다.
달지도 않고 맛있는 떡.. 나는 떡순이에요 ㅠㅠ
에이.. 질린다. 간장게장..
어릴때부터 진짜 반찬 없을때 밑반찬으로 먹던 간장게장..
서산댁 울엄마의 김치 같은 반찬이었다.
꽃게가 아니라 박하지로 만든 게장이 진짜 제맛인데...
그렇지만 상록수의 게장은 별점 4개 정도 줄만하다. 짜지 않고 비리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게맛이 아주 잘 살았다.
이 말은 정말 게장의 섭취의 달인인 내가 하는 말이니 믿어도 좋을 것이다. (다른 맛은 다... 잘 모른다.)
이제부터의 사진들은 모두 이집의 벽에 걸린 메뉴판들이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많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메뉴판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인사동의 쌈지길 아냐고 묻느다.
알죠...
그 쌈지길의 캘리를 하신 작가분이 모두 직접 해주신 작품들이란다.
오... 마이... 갓!!!
아는사람은 모두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소박한 향토 냄새가 나는 메뉴판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 멋진 작품... 원없이 감상하시기 바란다!!!!
. 아 지방청에서 주최한 스토리텔링 상품개발 대회에서 우승한 사업 모델이라고 한다.
관광자원을 활용한 상품 시범 사업이다.
행담도를 지나면서 모두 한번 쯤 필경사를 들러보고
식당을 들러 보아도 좋겠다.
아~! 이 식당은 100% 예약제이다.
왜냐하면 모든 음식은 주문 받은 상태에서 만드시기 때문에 아무때나 오면... 밥도 못얻어 먹고 집에 가는 수가 있다고 한다.
당신의 자부심이 췍오!!
모두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식당 우측의 저 푸른 언덕을 보며 한마디씩 한다.
"야.. 겨울에 비닐장판 깔고 내려오면 기분 죽이겠다"
아... 그러게!! 겨울에 비닐장판 가지고 다시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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