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사태가 뉴스를 뒤덮던날
온몸에 까만 기름을 뒤집어 쓰고 움츠리고 있던
새들을 보며 그저 어이없고 황망스러워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엄마 조개잡이는 이제 다끝났네 하고 너털웃음도 났다.
엄마는 갯벌에 다녀오셨나보다.
통증완화제 먹고 있다며 전화를 했다.
노친네가 뭐하러 가냐고... 젊은 사람들이 다 간다고...
툴툴거리는 내게
"엄마보다 더 늙은이들도 다 와~! 엄마는 거기가니께 애기드라.."
아무리 그래도
애기...는 너무 하셨잖아요
닦아도 닦아도.. 끝도 없어야... 진짜 장난 아녀 니들도 한번 갔다와 봐라
아주 속이 문드러지겄어 그러니 거기서 조개 캐서 먹구 사는 사람들은 심정이 어떻겄냐
야아~ 진짜 말두 못햐
"야... 국민이라면 한번쯤 갔다와야 되겄드라... 진짜 장난이 아녀.."
라고 하셨다.
시골할매 입에서 국민이라면 한번쯤... 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아나운서의 바른말 고운말 한마디보다
갯벌에서 인터뷰한 자원봉사자들의 한마디보다
더 심금을 울려 주시는 엄니의 한마디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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