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이 국내여행기

팔도맛집과 추억, 실로암막국수^^

영혼기병깡통로봇 2004. 12. 6. 12:13

 


한 삼사년쯤 전인가..

시간은 흐르라고 있는 것!

 

넷째 손가락에서 달랑거리던 반지를 돌려주고 몹시 우울하던 어느 여름날

"더운데... 막국수 먹으러 가실래요?"
"가십시다~ 기분도 꾸질꾸질한데"

그리하야 거래처의 담당대리랑 둘이 출발해서 간곳이
영등포도 아니고 동두천도 아니고
인천도아닌..

속초였다.
속초공항근처에 있다는 막국수집~!

























평일에도 새까맣게 차가 몰려서 표를 받고도 한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던 그집이다.

 

그 막국수집을
두번째로 찾은 소감은 모랄까...


피천득의 인연이 생각났다.
두번째는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좋았다... ^^

그때는 독실한 크리스천인 주인 아줌마가 주일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어서 일요일엔 영업을 하지 않았었다.
나름대로 굉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정도라면 서울 사람들은 체인점이라도 만들었을 판인데 체인점은 커녕 사람이 가장 많이 몰려들 일요일 장사를 포기한다니 말이다.

그래서 그후 몇년간 가고 싶어도 민생고에 허덕이다 보니 소심한 직장인이

평일에 쨀수나 있나..

일요일밖에 시간이 안되서 못갔었더랬는데 이번에 가보니

이제는 수요일에 쉰단다.

실망할일이 아닌데 괜히 실망스러웠다.

대세에 따라 원칙을 버리는 일이 어디 작은 국수집 하나 뿐이랴..

 

허긴 경기도 안좋은데..그렇게라도 해야하는게 당연한거지..
아니면 현실적인 경제감각을 지닌 아들이 가게를 물려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는건 누구에게나 다 그런 것이다.

던져버린 반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나는 배부른 도야지가 되고자

일평생을 살아온 것마냥 금새 해피해졌던 그날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다음번에도 속초를 찾게 되면 또 습관처럼 그 곳을 찾을 것이다.
나의 식욕과 인생관을 다시한번 확인한 곳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나의 기억속의 맛은 누가 경제감각을 지니게 되었던 것과

상관없을테니까 말이지...

맛있는 김치국물이 또 생각난다다. ^^

 

여름에도 맛있지만 겨울날의 김치국물맛이란...

 

 

 

 

ps. 사진은 올여름 울 회사 직원들 하고 워크샵 가서 찍은 겁니다.

중간에 울 직원들의 해피한 모습이 보이시는지... 흐흐

 

우린 다 같은 동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