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기도 했지만 갑작스런 권고사직을 당해(ㅡ.ㅡ)
청천벽력같은 추석을 보냈습니다.
월요일, 갑자기 사장이 불러서 그만두라더군요
금요일까지 임원회의에서 9월 이후 인력계획에 대해
함께 회의했었는데 말이죠...
사장은 월급을 밀릴 것 같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얘기 했습니다.
그래서
그럼 잘 있으라~~
하고 나와서는
짐을 열라 챙기고
프리랜서로 뛸 일거리 준비 해놓고
잡코리아에 이력서 갱신과 함께
프리랜서 그룹에 이력을 등록하고
몇몇 지인들에게 이력서를 발송하고
은행에 대출 알아보기까지
반나절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그리고 권고사직 당한 퇴출멤버 4명과 함께
소주를 한잔 하는데
다들 어찌나 명랑 쾌활한지.. ㅡ.ㅡ
술집 주인 아줌마한테
또 한소리 들었습니다.
좀 조용히들 웃으라고 ....
그런데 월급이 정상적으로 다 지급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력채용공고를 내더군요..
으허허..
귀얇고 소심하고 생각 얕은 우리 사장
주말 동안 어떤 넘의 한소리에 넘어가
갑자기 또 지랄병이 났었던게로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다음날
사장이 다시 부르더군요
사실은 다른 사람들, 디자인팀을 다 내보내려고 하는데
내가 그사실을 알면 충격받을 까봐 그랬다고 하더군요
디자인팀 인력 다시 구성하자고 한거... 추석 이후 인력 계획..
내가짠건데요 사장님...
그제서야 사장은 뒤통수에 왕방울만한 땀방울이 삐질... 흘리며
머리나쁜 사람은 거짓말도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거짓말의 거짓말의 거짓말의 꼬리를 잡힌 당황스런 얼굴로 이실직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그리고 일의 순서가 바뀌었다.
먼저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어야 했는데.. 어쩌구 저쩌구...
그대가 꼭 필요하니 함께 일하자.. 다시 한번 열씨미!!!
사연은 구질구질하고 구차해서 낱낱이 고하진 못하겠습니다.
아주 애처롭고 안쓰럽기까지 할 정도 입니다.
차라리 질적으로 나쁜 놈이었으면 차라리 나았는데
멍청하고 한심스런 사장이란 사실이... 더욱 구질 구질하더군요
나 너랑 안사겨! 잘가! 라고 했다가 그 다음날은 미안해 돌아와 정말 사랑해!
라고 하는 시츄에이션입니다.
더 당황스러운건 이별선고를 받은 당사자는
그냥 "그래 그러자. 잘살아~~"
라고 해버린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치고 장구치고 술먹고 노래하다 울고 지랄하고 자빠진 건
사장 혼자 였다는 거지요...
그날 권고를 당한 네명 모두다 거절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누굴 물로보냐... 잘있어라 나는간다~~ 였죠
사장과 경영지원팀장과 이사는 점점 눈이 퀭해지고
살이 까매지고 눈밑에 다크써클이 앉더군요
이렇게 까지 일이 커질줄은 몰랐나봅니다.
어쩌면 개중하나는 내가 잘못했다. 다시 시켜만 주면 열씨미!
정말 열씨미 몸바쳐 충성하겠다고 말해줄 줄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나도 역시나
잘있어라 붙잡아도 소용없다.
이미 나는 당신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나의 애정에 대한 당신의 배반과 불신에 대해
상처입은바 크다.
그러니...
나는 떠난다~~
였으나
매일 4-5시간동안 회의실에서의 똑같은 얘기...
퇴근 후의 끈질긴 회유의 지긋지긋함을 핑계삼아
실질적으로는 민생고의 압박에 못이겨
남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
늘 이야기하지만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민생고의 처절함이여...
여기까지가 추석전 3일동안 벌어진 일이랍니다.
으흐흐..
추석인사 못드린 내막입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앞으로 살날을 걱정하며 거래처에
선물을 뿌렸습니다.
이번 추석선물은 회사돈이 아닌...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런 봉변을 당하고 나니.. 나도 먹고 살길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해 졌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날 못살게 굴었던
클라이언트 대왕마마님께 충성을 맹세하고자
선물을 뿌렸어요
선물은 물론 깡통표 비누죠..
내가 봐도 좀 만족스럽고 으흐흐...
다들 좋아하셔서
앞으로 살아갈 일은 일단 걱정 없을 거 같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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