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현주...
그리고 동일이랑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길이다.
다같이 새우에 환장한다는 사실 이외에도 공통점이 많은
친구들이다.
현주와 나는 참...오랜시간 많은 것을 공유하였다.
돈찾을데 없어서 하루를 꼬박 굶으면서 여미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어느 꼬마의 핫도그에 눈길을 빼았겼던
제주도 여행..
그여행의 동반자도 이 친구다.
이 인간 하고 같이 다니면 뭐
지대로 되는일이 밸로 없다.
아마 현주도 그리 생각하는 거 같다.
우리가 만난지 올해로 15년째 된다.
깍쟁이 같았던 그녀가
나를 만나 순대를 먹고 곱창을 먹고 족발을 먹었다.
어딘가 똑떨어지는 맛이 있는듯하다가도 다부진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의 좌충우돌 신나는 가을나들이가 시작된다.
여기는 역시 현대의 젖냄새가 물씬 나는 아산~
땅은
다 팔렸나..
백사장항에 왔다.
새우를 먹으러 왔으니 새우를
먹어야지.
자연산은 1키로에 25000원 양식도 뭐 비슷하다.
먹구 간다 그러면 30000원이다 ㅡ.ㅡ
서울 촌닭들인 나의 베스트 푸랜드 들은 새우회를
처음
먹어 본다고 한다.
이몸이 몸소 시범을 보인다.
파닥파닥 뛰댕기는 새우를 확 휘어잡고 머리를 훌러덩 벗겨서
초장에 몸을 담구사
시커먼 입으로 다이빙 하는 새우선생의 말씀~
머리도 남기지 말고 쪽쪽 빨아먹을 지어다~
몬도가네 같다고?
한번 새우회를 먹어보면 그 달착지근한 맛을 못
잊는다.
소금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새우~
그 투명하고 붉은
속살의 유혹이 시작된다.
감동이다. ㅡ.ㅜ 맘껏드시라. 그들은 새우머리를 쪽쪽 빨아 먹는 나를 보며
도저히 그건 못먹겠다고 하고
나는 새우의 참맛을 모르는 무식한 것들이라며
더욱 가열차게 먹어 주었다. ㅋㅋ
어린이가 개다리춤을 추고 상으로 새우 한박스를
얻었다.
아이 엄마가 신났다. 나도 나중에 애를 낳으면 꼭 개다리춤을 가르쳐야겠다.
동일이랑 현주의 사진 퍼레이드 되겠다.
올해쯤엔
결혼을 할 것 같다. 참 오래도 걸렸다.
7년동안 한결같은 동일군... 현주 너 잘해야대~
본인은 턱을 긁고 있었다고 우기고 있지만
그녀에겐
공주의 피가 흐른다.
저 손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짜슥들.. 사진이 참 좋다. 물론 찍사가
좋은거지
갯벌에 놓인 빨간 고무다라이를 타고 해적이 된양 마냥
즐겁다.
현주는 안타겠다고 우기더니만 일단 앉아 보니 고향의 내음을 느낀 것 같았다.
동일이와 나의 공통점은 이런 거다.
아무데서나
겨드랑이가 가렵다. 날개가 나려나 보다.
우린 천사의 종족이 틀림없다.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찾고 있다.
그러나 있을리 없다.
모든 연인들은 해변을 거니는척
하면서 저렇게 동전을 찾는다.
그것도 모자라서 퇴출과 왕따와 이지매가 성행하는
현장...
현주 엄마한테 이를테다. 나랑 둘이 갔다고 뻥쳐놓구 나를 구박해선 안되는거다.
두둥!
이봐! 변견! 나와 함께 하지 않겠어?
...
저리가......
이것은 무엇인가!!
두둥~~
이번 여행의 테마는
새우와 바베큐다.
돼지고기와 소세지와 토마토, 감자, 마늘을 사고
산적용 꼬치를 샀다.
그리고 방안에서.. 꼬치를 하나하나
만든다 ㅡ.ㅡ
ㅋㅋㅋ
아주 열씨미 만들었다.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는건가?
여행와서 꼬치 만드는 거 해본사람 있나? 없을거다. 없어야 한다.
꼬치를 만든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 행복할 수는
없다.
열씨미!!
하나라도 더!!
정말.. 부지런히 만들었다..
데리야끼소스를 사서 바르려고 했는데
4천원이나 하는
관계로 회비의 압박과 원없이 배터지게 새우를 먹고잡은
욕망으로 인하여 모든 경비는 최소 최소, 최소...
데리야끼 대신
1300원짜리 불고기 양념을 샀다.
그래도 때깔은 그럴싸 하다.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우리의 야심작!
꼬치다..
나름대로 고기는 고기끼리, 잘 익는 떡은 떡끼리... 새우끼리 꽂는다고 꽂았는데
우리의 한계가 잠시 후에 걍 드러나
주셨다.
흐흐...
불을 피우고 석쇠에 꼬치들을 얹는
순간
옆자리의 아줌마들의 탄성이 들려온다.
어머... 이게 다 뭐에요오~~
흐흐.. 이다지도 므흣할 수가 없다.
방울토마토
꼬치는 또 어떤가.. 탐스러운 자태~
그러나...
안익고 꼬치가 탄다 ㅡ.ㅡ;;
떡은
타고 고기는 안익더니 급기나 산적용 얇은 나무인 꼬챙이가 불에 타서
없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다 빼서 석쇠위에 잡탕볶음을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어쨌든 맛은 좋았다.
그리고 생일을 맞은 동일이를 위해 2500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서 케익대체식품인
카스테라
빵과 불꽃을 샀다.
이웃의 꼬맹이들에게 인기가 만만찮았다.
아저씨라고 부르는 바람에 안줄까 했으나 생일 기념으로 불꽃도 하나씩
나눠주고
동일이가 불꽃을 들고 바베큐장을 한바퀴 도는 세레머니로 생일이벤트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얼굴에 각질제거제를 바르며 간만에 피부호강까지 잊지 않는다.
그리고 카드게임..
작년 여름, 북한산
계곡을 찬란하게 수놓았던 그 게임
보난자!
보난자로 밤을 지새웠다. 흐흐...
무조건 떼쓰면 돈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씨.. 나 정말 불쌍한 사람이에요.. 콩하나만 줘.. 나중에 은혜는 꼭 갚으께.. 걍줘~
그리고 다음날,
여기는 꽃지 해수욕장이다.
정말
아름답다. 넓은 해변과 오똑솟은 두개의 봉우리...
천연해송의 아름다운 곡선이 파란하늘에 담겨 그림이 되었다.
그와중에 그녀와 그놈은 이러했고
그리고 나는 또... 그림자 놀이를 한다.
동수야~~~
아이들은 예쁜 꽃삽으로 조개를 잡는다.
아이들이 잡은 조개와 게를 구경한다. 아이는 마치
도둑이라도 맞을 것 같은가 보다.
언넝 낚아 채더니 총총 사라졌다.
췟...
정체를 알 수 없는 패류들이 만든 길이다.
누가 이런
예술을 펼칠 수 있단 말인가...
역시나, 이것이 동일이와 나의 공통점이다.
8년전
압구정동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만난 입사 첫날의 나를
그는 이렇게 기억한다.
만화에서 톡튀어 나온 거 같다고..
아무데서나 저런꼴로 뛰어다니질 않나...
달의 요정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따..
라며 당시 유행하던 세일러문의 흉내를 압구정 길바닥을 돌아다니며 내는,
정신이 참 소박한 여인이었다고... 두고 두고 기억한다.
이눔아.. 너도 만만찮았어~
사진 좋아요~~ 좀 앵글이 거시기니 하지만 색이 참
선명하기도 하다.
근데 내가 색온도를 잘 못맞춰서 색이 다 붉다.
ㅡ.ㅜ 담엔 gray card라도 꼭 챙겨서 다니께..
일일이
보정하느라고 죽을 뻔했어
어머..
부끄러워.. 얘들아~ 빽~ 19금
되겠다!
여긴 안면도 자연휴양림이다.
두번째 코스...
이곳에 가는 동안.. 눈치 챘어야 했는데..
차가 더럽게
막힐 거라는 사실을..
출발하기 전
허브농장에 들러 마지막으로 허브차를
한잔씩 하며
여행에서 들뜬 마음들을 차분히 내려 놓았다.
이제 이곳을 마지막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마 현주가 결혼을
하고... 또 일을 하고...
내년에도 또 이런 시간이 있을지는 장담 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또 한번 질러보자
다음이란건
언제나 예측 불허지만 또 용기내서 질러보면 질러지기도 할 것이다.
차를 마시고 출발한 시간 3시 40분
서울 도착 새벽
12시..
아주.. 징글징글 맞게 차가 막힌다.
올해 마지막 휴일인데다가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았고 가을이었으며
안면도에선 새우
축제가 한창이었다.
조선팔도의 모든 차들이 안면도에서 기어 나오는 것 같았다.
흐미.. 다음엔 좀... 사람이 덜 몰릴때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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