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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에서 종각까지, 종각에서 부평까지

영혼기병깡통로봇 2005. 2. 3. 17:30

술을 마시고는 맨몸으로 도망쳤다.

 

내가 겉옷과 가방과 핸드폰과 지갑을 두고 사라진 후

열댓명의 직원들이 모두 힘을 모아

논현동의 모든 건물을 뒤지고 파출소에 신고 했다고 한다.

 

나의 기억은 택시 안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택시아저씨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중...

 

우리 언니와 통화를 하던 기사아저씨 왈

 

"이분을 종각에서 태웠는데 어디로 가야 되나요?"

 

 

 

난 종각에 왜 간 걸까?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단성사가 새로 오픈 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고스란히 이어오던 종로 3가의 부흥을 꿈꾸며..

 

그래서 간거냐..

 

 

 

 

 

 

 

 

의문, 지갑도 없이 종각에 어떻게 간걸까?

걸어서?

 

혹시 택시비를 따불로 받아 보려는 기사아저씨의 거짓말은 아닐까?

 

 

 

 

 

 

 

 

 

 

 

 

 

 

 

 

택시비 5만원의 손실과 더불어

지난밤 술자리에서 받은 10만원짜리 상품권의 행방이 묘연한 목요일 저녁...

 

"상품권은 잘 챙기셨어요?"

 

"나한테 상품권 줬어?"

 

"-.-;;;"

 

 

 

 

 

 

 

 

 

 

 

다함께 손에 손잡고 달리다 보니

"정신바짝차려라 이뇬"

이 금강 불괴지체를 이루는

주문을 그만...

 

잠시 놓치고 말았다.

 

 

 

내가 그런 주사가 있는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