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로봇의 노래

2001년 7월 26일 목요일 밤 11시

영혼기병깡통로봇 2002. 6. 17. 13:51
매일 일기를 쓰는 기분이야.
낮엔 현주가 늘 같이 있어 줘서 견디기가 그래도 좀 나은데...
밤이 되면 또 어쩔 수가 없다. 점점 추해져가는 걸 느껴 ^^
오늘은 현주더러 자구가라구 떼를 썼는데 결국은 가버리네...
허긴... 남의 집이 뭐 편하겠냐...
나같으면 제발 떠나라구 할때까지 같이 있어 줄텐데....
너는 오늘도 내가 전화하기전엔 전화도 안하는 구나.
그래....
너두 내가 편치 않으니까... 할 수 없는 일이지 뭐 어쩌겠어...
그래두 참 힘들다.
엊그제 부터 아버진 또 상태가 나빠지셨는데
대천에서는 더 검사할게 없다고 그래서
결국은 서울로 모셔야 할 것 같아.
인생은 왜 이렇게 쓰기만 한거냐
나한테 달디단 청춘이란게 있었던가 싶기만 하다.

누구라도 부여잡고 떠들어 대고 싶은데....
현실은 그저....
어느날은 치약이 떨어지고... 겨우 치약하나 사 놓으니까 쓰레기 봉투도 떨어지고..
졸리면 자고... 또 일어나면 더운 공기가 가득찬 방안에 누워 무거운 머리를
감싸 안고 있는 날 발견한다.

그래..
행복이란건 왜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걸까?
오늘은 닭도리탕을 했어
예전에 언니랑 살땐 이것 저것 많이 했었는데 몇년동안 혼자 살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살았더니 정말 못하겠더라..
그래도 우리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은 에꼴!!
정말 감탄을 금치못하면서 먹었어.. 동일이랑 현주가..
같이 포장마차라도 차리자고 하던걸^^
너에게도 이런 음식을 만들어 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왜 그땐 그런게 그렇게 싫었는지 모르겠어..

너무 지겨웠었던거 같애. 너무 어려서 엄마랑 떨어져 지내면서 도시락도.. 밥도 우리끼리 해먹으며 살았던 날들에대한 복수 같은 거였어
"집이란 편하게 쉬는 곳... 안식의 방"이라고 모토를 정하고 충실이 이행하려고 했거든
그러니 밥해먹으면서 지지고 볶고... 그러는건 나의 집에 대한 개념을
뒤집어 엎는 거잖아^^

그렇게 몇년을 사니까... 그게 너에게 마이너스가 됐겠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꺼야.
내가 전에도 이 얘기를 했었는데... 난 진심이었거든
근데 너에겐 그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었나봐.

그리고 내가 엉뚱한 고집을 부렸던거 알아.
실은 너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을 때가 더 많았는데...
그건 나의 "집"에 대한 구호를 거스르는 일이라는 생각에 혼자 고집만 피웠더라.
그게 아니면서..
내가 해준 음식을 네가 맛있게 먹어주면 그게 더 고마운 일인데...
안하다 보니 어쩌다 만든 음식은 너무 맛이 없고...
그럼 넌 안먹고.. 그럼 난 또 좌절 스럽고
^^

그래두 전에 내가 만든 김치찌개를 네가 맛있게 먹었을땐 정말 기뻤어. 어쩔 수 없는 여잔가보다.. 했었지..

표현도 제대로 못한채 이렇게 되어 버려서 내가 너무 바보같지만
다시한번 기회가 있다면 더 잘 할 수 있을텐데

오늘 전화에 대고 정말 용기내서 말했는데
"나 보구 싶지 않았어?"
정말 우습지?
그렇다고 " 그렇지 뭐..."라고 대답하는
네 마음...
그냥 내맘대로 해석하기로 했어
넌 두려운 거라고... 다시 시작하는게 두려운 것 뿐이지
날 아주 밀어낸 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사실이야 어떤 건지 몰라도 그저 내마음대로만...
보구 싶었어....라고 걍 말해주면 되잖아.
너는? 이라고 물어 보는 대신....

그래... 나?
내가 어땠냐구?
정말 하루 하루 네 생각만 하면서 열두번씩 좌절하고 또 억지로 억지로 희망을 품는 내가 안스러울 지경이다.

그런 내마음을 알아 주면 좋겠다.
다시 시작할 수 있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면 그땐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길 바래.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까지 기대하면 안되는 거겠지?
너에게 시간이 필요할테니까...
그래도 난 널 놓지 않을께